265억원어치 금화 묻혔다? 나치 ‘보물지도’ 따라 땅 파봤더니

정채빈 기자 2023. 5. 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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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의 보물지도 중 일부./AP 연합뉴스

네덜란드 당국이 독일 나치의 보물이 묻힌 곳을 표시한 지도를 따라 발굴 작업을 벌였지만 또다시 허탕을 치고 말았다.

1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이른 오전 네덜란드 헬데를란트의 작은 마을 오메런에서 보물 찾기 작업이 진행됐다. 이번 작업은 지난 1월 나치의 보물이 묻힌 위치를 표시한 지도가 대중에 공개되면서 시작됐다. 네덜란드 국립문서보관소가 비밀유지기간이 끝나고 75년 만에 공개한 제2차 세계대전 관련 공문서 1300여건 중 하나다.

해당 지도에는 1945년 나치 병사들이 퇴각하면서 약탈한 동전과 시계, 보석, 금화 등을 묻어둔 곳이 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늘날 기준으로 약 1585만 파운드(약 265억400만원)에 달하는 가치라고 한다. 앞서 2차 대전 실종·사망자 등의 재산을 관리하는 네덜란드 기관 베헤이르스연구소가 1946년부터 3차례 보물 수색에 나선 바 있으나 모두 찾지 못했다.

지도가 일반에 공개된 후에는 마을 주민뿐 아니라 외부인들까지 금속탐지기와 삽 등을 들고 몰려오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누구도 보물 찾기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 속에 시 당국은 고고학자·역사학자와 굴착기 등 대형 장비를 총동원해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지난 1일 시 당국의 주도로 발굴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AFP 연합뉴스

발굴팀은 공개된 지도와 고대·현대 지도를 비교해 여러 곳에 땅을 팠고, 금속 탐지기로 구석구석을 수색했다. 하지만 발견된 것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하던 것으로 추정되는 탄환과 철선 등 고철 덩어리들뿐이었다.

이같은 결과에 시 당국 측은 “우리는 오메런에 나치의 보물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한때 보물이 있었다고 보지만 어느 시점에서 제거됐을 거라고 추정된다”고 했다. 작업에 참여한 역사학자 조크 혼더스는 “(보물이 묻힌 곳은) 여기가 아니다”라면서도 “오늘 밤엔 편히 잘 수 있을 것”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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