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L LIVE] 정몽규 회장 "다양한 분야의 인재 영입, 축구계 안팎의 목소리 폭넓게 경청하겠다"
[골닷컴, 신문로] 강동훈 기자 =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영입함으로써 축구계 안팎의 목소리를 폭넓게 경청하는 것에 큰 목표를 두었다. 축구계 인사들만이 아닌 축구를 사랑하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참여하는 확장형 구조로 만들고자 했다."
대한축구협회(KFA·이하 협회) 정몽규 회장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회장과 분과위원장, 이사진을 새롭게 선출하는 과정에서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뒀는지 이같이 설명했다.
앞서 협회는 지난 3월 대한민국 축구의 근간을 흔들었던 승부조작 가담자 48명을 포함해 총 100명에 달하는 징계 축구인을 사면하기로 결정했다가 엄청난 후폭풍이 불자 곧바로 긴급 이사회를 소집한 후 철회했다.
하지만 이미 중대 범죄 행위자들을 기습적으로 사면하면서 여론은 들끓었다. 이에 정 회장은 취재진 앞에서 입장문을 발표한 후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변명 섞인 말만 늘어놨을 뿐, 따로 질의응답 시간을 일절 갖지도 않으면서 소통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
결국 날이 갈수록 협회의 졸속 행정과 정 회장의 결정을 두고 비판은 커졌다. 특히 사면 조치를 주도한 인물을 모두 내쫓고 더 나아가 징계해야 한다는 여론이 잇달아 형성됐다. 결국 협회 부회장단과 이사진들은 큰 책임을 느끼고 줄줄이 사퇴했다.
그로부터 한 달여 시간이 지난 후 정 회장은 "승부조작 가담자를 포함한 징계 축구인에 대한 사면은 그 취지가 어떻든 간에 옳지 못한 결정이었다. 비록 조치가 곧바로 철회되었다고는 하지만, 축구계 종사자들은 물론, 축구 팬과 국민 여러분에게 큰 실망을 드렸기에 면목이 없다"면서 "중요한 결정을 하기 전에는 여러 의견도 듣고, 그 결정이 미칠 파급효과 등을 깊이 살펴봤어야 하는데 신중하지 못했다. 잘못된 판단으로 많은 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안겨 드린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부회장단과 이사진을 새롭게 다시 선출했다. 우선 이번 이사진 개편에서 가장 큰 변화는 상근 부회장 직위를 새롭게 추가했다. 그리고 이 자리에 전문 행정가인 김정배 前 문체부 제2차관을 앉혔다.
정 회장은 "그동안 축구인 출신이 전무이사를 맡아 실무 책임자 역할을 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상근 부회장이 실무 행정을 총괄 지휘하는 형태로 변화를 줬다"며 "행정 전문가로 하여금 내부 조직을 하루빨리 추스르고, 의사 결정 과정과 조직문화, 홍보 등 협회 행정력을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근 부회장으로 일하실 김정배 前 문체부 차관은 오랫동안 우리나라의 체육과 문화 행정을 맡아오셨던 분"이라며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갖고 계신 분이기 때문에, 협회의 역량을 한층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을 주실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이사진 개편 과정에서 상근 부회장 직위를 새롭게 추가한 것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인재들을 영입했다. 대표적으로 한준희 축구해설위원과 이근호 프로선수협회의장, 위원석 前 스포츠서울 편집국장 등이다.
정 회장은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영입함으로써 축구계 안팎의 목소리를 폭넓게 경청하는 것에 큰 목표를 두었다. 이사회가 축구계 인사들만이 아닌 축구를 사랑하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참여하는 확장형 구조로 만들고자 했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는 한 번도 포함되지 않았던 선수 대표를 선임했고, 전직 언론인, 기업인, 교사, 축구 해설위원도 영입했다"면서 "새로 영입된 이사분들이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보다 자유롭고 알찬 토론으로 협회 정책 결정의 투명성과 합리성을 높이는데 기여해 주시리라 예상한다"고 짚었다.
이사진 중에서 최영일 부회장과 이석재 부회장 등 7명은 유임됐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일부 분과위원장들의 경우 임명된 지 두 달 만에 사퇴하게 되어서 본인의 역량을 펼칠 기회가 사실상 없었다는 점을 고려했다. 또 몇몇 부회장은 업무의 연속성을 고려해 유임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정 회장은 "이사진 구성만으로 모든 일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사회가 축구계 종사자들만의 요구가 아닌 일반 국민들의 눈높이와 요구에 맞춰 신중하게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양한 시각, 균형잡힌 시각으로 사안을 바라보고 심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정보를 사전에 충분히 공유함으로써, 내실있는 토의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 이를 위한 방안의 하나로, ‘심의안건 상정 소위원회’를 만들어서 이사회에 안건을 상정하기 전에 사안이 적절한지, 내용은 충실한지 심사하도록 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에 벌어진 일련의 사태로 인해 협회를 향해 많은 비판과 질타가 있었다. 이를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이번 새 이사진 구성을 계기로 환골탈태하는 모습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새로 출범하는 협회 집행부를 꼼꼼히 지켜봐 주시고, 때로는 칭찬을, 때로는 따끔한 질책도 함께 보내주시길 바란다"고 입장문 발표를 마쳤다.
◆ 대한축구협회 이사 명단(25명)
▲ 부회장(상근) : 김정배(실무 행정 총괄)
▲ 부회장(비상근) : 한준희(홍보), 장외룡(기술/각급 대표팀), 원영신(여자축구), 하석주(학교축구/엘리트), 최영일(대회운영/회원단체), 이석재(시도협회 대표)
▲ 분과위원장 : 정해성(대회위원장), 마이클 뮐러(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 이임생(기술발전위원장), 이윤남(윤리위원장), 소진(공정위원장), 김태영(사회공헌위원장), 서동원(의무위원장)
▲ 이사 : 조연상(K리그·프로축구연맹), 강명원(K리그·구단), 박재순(마케팅), 조덕제, 신연호(이상 지도자), 이근호, 지소연(이상 선수), 위원석(언론), 노수진(학교/청소년), 전해림(여성동호인), 박인수(동호인)
사진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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