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되는 중국경제]‘꾸이저우’ 부채 도미노 해법은?

2023. 5. 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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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타이 술로 유명한 중국 구이저우성 산하 발전연구센터에서 지방 부채의 심각성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한 게 지난 11일의 일이다. 꾸이저우성 최남단 도시인 뚜산 현의 정부 재정이 파탄 직전이니 중앙에서 도와달라는 취지에서다.

2020년 절대빈곤 지역에서 해제된 인구 37만 명 규모의 뚜산 현은 10억 위안대의 재정수입으로 살아가는 곳이다. 문제는 400억 위안대의 지방채다. 2010년 이후 민속촌 경마장 등 관광시설과 대학촌 빅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토목공사를 벌인 결과다.

400억 위안 공사를 위해 지방정부가 보증한 이자를 10%만 잡아도 연간 40억 위안이 필요하다. 예산 10억 위안으로는 갚아나갈 수 없는 규모다.

뚜산 현 재정을 책임지는 구이저우성은 GDP 순위로 보면 뒤에서 2위다. 부채율도 63.6%에 이른다. 물론 중국 대다수 지방정부에 다 있는 부채다. 한마디로 꾸이저우에서 먼저 터진 것일 뿐이란 이야기다.

꾸이저우 성의 채무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조2500억 위안이다. 물론 양성 채무 기준이다. 그림자 금융이라고 불리는 음성채무까지 합하면 2조 위안 정도다.

모두 합치면 3조2000억 위안이다. 3조2000억 위안의 부채를 갚으려면 재정수입이 3200억 위안인 꾸이저우 성 정부로서는 10년 동안 안 먹고 안 써도 모자랄 판이다.

대책을 마련하려고 꾸이저우 성 정부의 수뇌부와 국무원이 긴급하게 합동 회의를 연 게 14일이다. 여기서 나온 게 이른바 신시대 서부 대개발 협력사업이다.

채무위기 상황에서도 다시 빚을 내서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이어나갈 수밖에 없는 게 작금의 상황인 것이다. 한마디로 새로운 자금을 수혈받아 기존 부채를 돌려막는 방식인 셈이다.

물론 꾸이저우 성 정부 문제로 끝낼 사안도 아니다. 동북 3성이나 서북과 서남 지역 모두 중앙정부의 지원을 요청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겉으로 드러난 지방정부 공식부채 외에도 도시개발공사의 음성부채도 100조 위안을 넘는 규모다. 이 밖에 은행 외의 비금융기구로부터 빌린 그림자 금융 부채도 63조 위안도 포함해야 한다. 이것만 합쳐도 163조 위안이다.

중국 전인대 재정위 법안 주임 출신이 지난해 9월 공개한 통계수치를 보면 319조 위안이다. 여기에서 도시개발공사와 비금융권 음성부채 163억 위안을 제외하면 156조 위안이 남는다.

중앙과 지방정부 부채를 대략 5대 7 비율로 계산하면 지방정부 채무는 91조 위안 정도다. 지방정부 총부채 규모는 254조 위안이란 계산이다.

254조 위안 규모의 지방채무는 중앙정부 재정으로도 해결하기 힘들다. 중국의 연간 GDP는 121조 위안이다. 게다가 중앙정부 재정수입 20조 위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안한 게 이자 상환 기간을 30년으로 연장해 주는 방식이다. 첫 10년 동안 이자만 내고 금리도 3%-4.5%로 우대하고 있다. 일부는 국유기업을 증시에 쪼개기 상장시켜 자금을 조달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꾸이저우 성의 양성 채무 1조 2500억 위안은 공공 재정수입 1880억 위안에 지출 5849억 위안으로 영원히 갚을 수 없는 구조다. 특히 1인당 GDP는 5만2000위안으로 전국 성 가운데 꼴찌다.

부동산 개발을 위해 발행하는 특별채 수입도 2041억 위안인데 지출이 2290억 위안으로 더 많다. 작년 연간 총 재정적자가 4212억 위안에 이른다는 소리다. 총부채에는 일반 채권 6588억 위안과 특별채권 5881억 위안이 포함돼 있다.

부채율로 따지면 전국 2위다. 하지만 1위인 칭하이성(84.3%)의 부채 규모는 3044억 위안으로 꾸이저우보다 소액이다.

이른바 사람은 동남지역으로 몰리고 토목 건설용 굴삭기는 서쪽에 몰린다는 비유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2010년에서 2022년 사이 상주인구가 늘어난 곳은 광둥 장쑤 저장 푸젠 상하이 정도다. 이 지역에서 늘어난 인구는 4660만 명이다. 이 중 절반인 2200만 명을 광둥성 몫이다.

인구가 줄어든 지역은 동북 3성과 윈난 꾸이저우 성이자. 동북 3성 인구는 같은 기간 1312만 명이 줄었다. 인구증가율로 따지면 마이너스 12%다.

윈난성은 2020년 4722만 명으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2022년 4693만 명으로 29만 줄었다. 꾸이저우성은 2020년 3858만 명이던 게 2022년에는 2만 명 정도 감소한 상태다.

반면 2019년 꾸이저우의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은 25%로 정점에 이른다. 윈난성의 22%나 광둥성과 장쑤성의 15%보다 높다.

하지만 2019년 이후에는 고정자산 투자가 줄어든다. 2022년까지 꾸이저우의 고정자산 투자는 마이너스 1% 수준이다.

꾸이저우 고정자산 투자의 핵심은 부동산이다. 꾸이저우 성 부동산 투자 증가율은 2011년 상반기에 100%를 기록했을 정도다. 하지만 2014년부터 이게 급속 하락하기 시작하자 2018년 을 기화로 부동산 투자 대신 도로 등 인프라 투자로 대체하고 있다.

고속도로 건설 사례를 보면 2008년에서 2021년 사이 건설한 게 8010km다. 무려 767% 늘어난 수치다. 인근 윈난성 고속도로 연장이 296%로 늘어난 것과 큰 차이다.

같은 기간 광둥은 189% 증가한 1만1042km를 건설했고 장쑤성은 35% 늘어난 5023km에 그쳤다. 저장성도 69% 늘어난 5200km이다. 꾸이저우의 인구 1만 명당 고속도로는 2.08km이다. 윈난의 2.12km보다는 낮지만 광둥의 0.87km나 장쑤의 0.59km 저장의 0.8km와 비교 불가다.

하지만 고속도로 km당 GDP 비중으로 따지면 꾸이저우의 경우 2만4000위안 수준이다. 윈난의 2만7000위안이나 광둥의 11만 위안, 장쑤의 23만 위안, 저장성의 14만 위안에 비하면 조족지혈 격이다.

경제력을 고려하지 않고 도로건설에 투자한 결과는 재정 악화다. 고속도로 건설비 이자지출은 3650억 위안으로 공공예산 수입 1886억 위안의 2배 규모다.

여기에다 도시개발공사 부채도 많다. 광의의 부채율은 300%를 넘는다. 중앙정부 도움 없이는 부채를 해결하기 힘든 단계까지 온 상황이다.

꾸이저우 성의 자랑은 시총 최대기업인 마오타이 그룹이다. 꾸이저우 정부는 이 그룹 지분 90%를 가지고 있다. 마오타이 그룹은 A주 상장사인 ‘꾸이저우마오타이’의 지분 54%를 보유한 대주주다.

현재 마오타이의 시총은 2조2000억 규모다. 지분을 정리하면 1조 위안 이상을 확보할 수도 있다. 물론 사회주의 소유 구조상 국유기업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는 없다.

아무튼 국유기업 지분매각을 고민할 정도로 중국 지방정부 부채 문제는 매우 절박한 상태다.중국 지방 정부의 독특한 채무 구조상 다른 지방정부로의 파급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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