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닛케이 "한미일 미사일 정보 실시간 공유 서두른다"

기사내용 요약
日정부 자체 탐지정보론 경보체계 운용에 한계
"韓레이더 美정찰위성 조합시 정확도 높아져"

[도쿄=AP/뉴시스]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오른쪽)가 지난 4월13일 북한이 한반도와 일본 사이 해상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뒤 도쿄 총리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5.03.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일본 정부가 자체 탐지정보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미사일의 비래(飛来)정보를 국민에게 전달하는 전국순시경보시스템(J-ALERT) 운용에 고심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3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4월13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일본 방위성은 경보를 내릴지 여부로 판단이 흔들렸다. 13일 오전 7시22분께 자위대의 레이더가 북한 내륙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탐지했고, 방위성의 자동경계관제시스템(JADGE)이 속도와 각도 등의 정보로부터 예측 경로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당시 일본 정부는 홋카이도 주변 영역에 낙하할 가능성이 있는 위험한 궤도로 판단했다.

방위성은 즉시 내각관방에 미사일 정보를 전달했다. 내각관방은 일본 총리와 내각을 보좌·지원하는 정부 기관이다. 내각관방은 "그럼 홋카이도를 대상 지역으로 J얼럿을 발령하겠다"고 이렇게 담당자가 확인한 순간, 추적하던 미사일이 방위성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방위성은 "분석을 계속할 테니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대답한 뒤 "피난 지시를 내려달라"고 다시 연락했다. 내각관방이 J얼럿을 발령한 것은 오전 7시55분, 발사로부터 약 30분 뒤였다.

당시 북한이 쏜 미사일은 일본 영역이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는 떨어지지 않았다. 경보발령 20여분 후, 내각관방은 홋카이도 주변으로 낙하할 가능성은 없어졌다고 정정했다.

왜 미사일이 방위성의 레이더에서 사라졌는지 원인은 다음날 북한 보도에서 드러난다. 조선중앙통신은 탄도미사일 발사 방법에 대해 "1계단은 표준탄도비행 방식으로, 2·3계단은 고각 방식으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3단 구조의 미사일을 떼어내는 과정에서 중간에 상승 각도를 바꿨다는 의미라고 닛케이가 지적했다.

당시 북한이 발사한 것은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호'로, 1단을 발사 각도 30~45도로 쏜 뒤 분리한 다음 수직에 가까운 '로프티드(lofted) 궤도'로 전환했다.

[평양=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4일 제공한 사진에 13일 북한의 장소가 공개되지 않은 곳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호가 시험 발사되고 있다. 2023.04.14.

결국 일본 방위성은 지난 달 21일 홋카이도에 낙하할 것으로 추정한 비행체가 미사일에서 분리된 부스터(추진장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추진장치를 떼어내는 과정에서 궤도가 변화해 전체 움직임을 즉각 파악하지 못했다.

닛케이는 "미사일의 움직임을 자위대보다 정확하게 파악한 것으로 보이는 것이 한국군이다"라며 "평양 인근에서 1발을 일본해(동해에 대한 일본식 표현)를 향해 쏴 1000㎞가량 비행하다 일본해로 떨어졌다고 발사 직후 분석했다. 일본 방위성은 분석 발표에 1주일 이상 걸렸다"고 비교했다.

탐지나 추적이 어려운 것은 ICBM만이 아니다. 낮은 고도를 복잡한 궤도로 나는 극초음속 미사일 등은 한층 어렵다고 닛케이는 보도했다.

닛케이는 "북한이 미사일을 정말 일본으로 날리는 사태가 벌어질 경우 30분 뒤 J얼럿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내각관방에 따르면 2016년 북한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발사에서 도달하기까지의 시간은 10분 정도였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경보의 신속한 발령은 국민 보호의 중요한 과제"라며 "한국의 레이더와 미국의 정찰위성 정보도 조합하면 신속한 발령에 필요한 정보의 정확도가 높아진다"면서 "한미일은 탐지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시스템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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