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현장] '쓴 소리 들을 각오 됐나' 정몽규 협회장, 상근 부회장 임명-해설위원 초빙 "다양한 분들 모셨으니 잘 반영하겠다"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새로운 이사회의 화두는 소통"이었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 이사진 명단을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3월 징계 중인 축구인 100명을 기습 사면 조치로 이전 집행부가 일괄 사의를 표해 새로운 이사진을 구성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이번 이사회에 다양한 인재를 영입하면서 축구계 안팎의 목소리를 듣는 걸 목표로 했다"며 "각계 각층의 선수 대표를 선임했고 전직 언론인, 기업인, 교사도 영입했다. 축구팬이라면 잘 아실 한준희 해설위원을 홍보 담당 부회장으로 둬 협회가 하는 일을 팬들에게 잘 알려주실 것"이라고 구성 배경을 설명했다.
정 회장이 소통을 강조한 건 사면 논란을 겪으며 소수의 인물이 정보를 장악한 걸 최대 문제라 판단했기 때문. 정 회장은 "사면 관련해 아쉬운 점은 공정위원회에서 보안을 철저히 하느라 논의 과정이 적었다. 조금 더 절차를 가져갔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며 "다양한 관계자를 모셔서 이사회를 활발하게 운영할 계획이다. 사면 문제와 같은 건 다시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다만 정 회장이 오랜 임기를 거치면서 축구협회에서 쓴 소리를 할 인물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전 이사진들도 정 회장 의견에 반기를 들지 않고 거수기 역할에 불과했다는 말이 많았다.
정 회장은 쓴 소리를 들을 각오가 되었는지 묻자 "우리나라 문화에서 토론하기 쉽지 않다. 나도 다양한 이사회를 경험했는데 30인 정도가 활발하게 말하는 곳은 없다"며 "다양한 경험을 한 인물을 초빙해 토의하는 것으로도 의미가 있고 깊이가 있을 것으로 본다. 이런 분들을 모신 건 그들의 생각을 듣자는 것이기에 당연히 반영을 많이 하겠다"라고 개선을 다짐했다.
다음은 정 회장 일문일답.
- 임기 1년8개월 남은 상황에서 마지막 이사회 결정인지.
"아직까지 생각하지 않았지만 현재 임기를 충실하게 마치는 걸 중요하게 생각했다."
- 기존의 전무이사는 축구인이 주로 맡았다. 전무이사 체제의 적임자가 없었던 것인지.
"축구인이나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로가 필요하다. 부회장과 분과위원장에 경기인 출신이 많이 포진되어 있다. 상근 부회장이 총괄해 축구계 원할한 커뮤니케이션을 기대한다."
- 한준희 해설위원과 위원석 전 편집국장 등 홍보 기능 강화를 꾸리는 이유는.
"이사진에 축구 전문가를 둬 정책 방향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추후에 상근 부회장과 논의해 홍보 기능을 더 강화할 것이다."
- 이번 이사회에서는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시스템을 만들었는지.
"이사진 개편을 통해서 보듯이 다양한 축구 관계자와 계층을 이사회에 초빙했다. 지난 사면 관련해서 아쉬운 점은 몇몇 공정위원회에서 보안을 철저히 하느라고 논의 과정이 적었다. 조금 더 절차를 가져갓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으로 생각했다. 다양한 관계자를 모셔서 이사회를 활발하게 운영할 계획이다. 사면 문제와 같은 문제가 다시 반복되지는 않을 것이다."
- 이근호, 지소연 등 현역 선수들이 이사회에 포함된 이유는.
"이들은 선수를 대표하는 프로선수협의회 회장이다. 현역 최고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목소리도 축구협회가 들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두 분이 흔쾌히 수락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 공정위원장에 소진 전 검사 출신을 임명했다. 이유는.
"공정위원회는 상벌도 다루는 조직이다. 사법 체계를 잘 알고 계신다. 사면 문제를 겪으면서 법 체계 중요성을 파악했고, 아무래도 검사들이 잘 안다고 판단해 힘들게 모셨다."
- 이전 이사회는 거수기 논란이 있었다.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이사회는 다양한 형태가 있다. 이번 사면은 소수의 인물만 사면 정보를 알았다. (같은 문제가)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번에 상정 안건 심의 소위원회를 만들었다. 여기서 충분한 논의를 거치면 문제를 거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30명이 활발한 토론이 일어나는 이사회는 많지 않다. 분위기를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하고, 잘 상의하면 문제들이 걸러질 것으로 본다."
- 회장님은 쓴소리를 들은 각오가 되었는지.
"우리나라 토론 문화가 상당히 힘들다. 토론 문화보다 뒷담화 문화를 더 익숙하게 여기는데 다양한 배경의 인물을 초빙해 토의하는 것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더 깊은 논의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분들을 모신 건 그들의 생각을 듣자는 것이기에 당연히 의견을 듣고 많이 반영하겠다."
- 이전 집행부에서 7명이 위임했다. 변화 폭이 적은 건 아닌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4명 중에 3명이 바뀐 것으로 생각해달라. 그러면 변화가 많은 거라고 볼 수 있다. 업무의 연속성도 고려해야 했다. 25명을 모두 바꿔야 변화가 있다는 건 지나친 지적이라고 본다."
- 이번 이사회에 심판위원장이 보이지 않는데.
"김동진 전 심판위원장은 스포츠윤리센터가 조사할 예정이라 결과를 보려고 한다. 그 사이에 좋은 분이 있으면 얼마든지 새로운 분이 올 수 있다. 조사 결과 잘못의 유무를 지켜봐야 했기에 논란이 있는 인물은 선임하지 않았다."
- 홍보 외 중요한 부분은 무엇인가.
"소통을 가장 큰 화두로 생각했다. 다양한 배경을 추천했고 프로세스 개선도 있을 것이다."
다음은 대한축구협회 이사 명단 (25명)
부회장(상근) : 김정배(전 문체부 제2차관)
부회장 : 한준희(축구 해설가), 장외룡(전 충칭 감독), 원영신(연세대 명예교수), 하석주(아주대 감독), 최영일(전 국가대표), 이석재(경기도축구협회장)
분과위원장 : 정해성(대회위원장), 마이클 뮐러(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 이임생(기술발전위원장), 이윤남(윤리위원장), 소진(공정위원장), 김태영(사회공헌위원장), 서동원(의무위원장)
이사 : 조연상(프로연맹 사무총장), 강명원(전 FC서울 단장), 박재순(쿠첸 대표이사), 조덕제(FC목포 감독), 신연호(고려대 감독), 이근호(프로선수협의회 회장), 지소연(프로선수협의회 회장), 위원석(전 스포츠서울 편집국장), 노수진(영등포공고 교사), 전해림(여자축구클럽연맹 부회장), 박인수(전 전국축구연합회 총무이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