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새 이사진 발표... 정몽규 회장 “환골탈태 하겠다”
승부 조작으로 징계를 받은 축구인들을 기습 사면했다가 이사회가 전원 사퇴했던 대한축구협회(KFA)가 2일 새 이사진을 발표했다. 전무직을 폐지하고 상근 부회장 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쇄신안을 내놓았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이날 “실무 행정을 총괄할 상근 부회장으로 김정배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 차관을 모셨다”며 “소통이 가장 큰 화두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각계 각층의 분들을 이사로 모셨다”고 말했다.
김정배 상근 부회장을 제외한 부회장단에는 한준희 해설위원, 장외룡 전 감독, 원영신 연세대 명예교수, 하석주 아주대 감독, 최영일 전 국가대표, 이석재 경기도 축구협회장이 선임됐다. 이 가운데 최영일, 이석재 부회장 등 이사 25명 중 7명은 유임됐다.
협회는 그동안 대표팀 출신의 전 축구 선수를 전무로 임명해 행정을 맡겨왔다. 하지만 전무직이 선수 출신의 민원 창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받아들여 이를 없앴다. 그리고 문체부 국제체육과장과 2차관을 지내며 체육 행정에 능한 비축구인 출신 김정배 전 차관을 실무 행정을 총괄할 부회장으로 영입했다. 정 회장은 “많은 분들에게 상처 줘서 죄송했다. 뼈 아픈 고찰로 환골탈태하는 쇄신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라고 했다.
김정배 부회장은 이날 “한국 축구에 변화가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조직의 소통을 위해 힘쓰겠다”라고 했다. 행시 33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김 부회장은 문화·체육·관광 등 전 분야를 두루 섭렵한 정통 문체부 관료 출신이다. 꼼꼼한 일처리와 호탕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협회는 3월 한국과 우루과이의 대표팀 평가전을 앞두고 이사회를 열어 2011년 K리그 승부조작에 연루됐던 100명을 사면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축구계 안팎에서 거센 역풍이 일었고, 지난달 4일 정몽규 회장을 제외한 모든 부회장과 이사진이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새 이사회는 정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2025년 1월까지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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