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토리] 소유하지 않고 빌려온 한옥의 풍경을 만나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18년간 안동에서 고택과 종가, 서원 등 전통 한옥 사진만을 찍어온 뚝심의 사진가, 이동춘(62)의 '경치를 빌리다' 전시가 서울 류가헌에서 오는 14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의 핵심은 한옥의 창과 문을 액자처럼 활용해 밖의 경치를 감상하는 '차경(借景)'이다. 차경은 한옥 건축미학의 절정으로 꼽힌다.
'경치를 빌린다'는 뜻으로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빌려서 즐긴다는 의미다. 하루 낮밤 때에 따라 다르고 사계절에 따라 바뀌는 이 경치는 한옥이 그 안에 걸어둔 '살아있는 풍경화'라 할 수 있다.
전시는 겨울철이 한창일 때 눈발이 날리는 광산김씨 예안파 종가의 사랑채, 흰 창호지를 바른 문 한쪽에서 푸른 그늘을 드리운 설월당 앞 느티나무, 배롱나무꽃으로 진분홍 물이 든 병산서원의 들어열개문, 소박한 정취에서부터 빼어난 절경까지, 우리나라 곳곳의 오래된 고택들의 '차경' 40여 점을 선별했다.
특히 이번 전시작들은 경북 문경에서 공수한 한지에 옮겨져 더욱 특별하다. 통도사 성파스님이 수공으로 일일이 직접 떠서 만든 전통 한지에 인화 시간만도 열흘이 넘게 걸리는 대작 한지 작품도 눈길을 끈다.
박미경 류가헌 관장은 "이 작가는 단순히 한 두번 한옥을 방문해 창문의 풍경 작업을 한 것이 아니다"라며 "어느 때가 가장 아름다운 순간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기다림을 통해 완성된 전시다"고 말했다.
*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기획 : 도광환, 구성 : 유세진, 촬영 : 김민규, 웹 기획 : 권순·박정빈, 편집 & 연출 : 김현주>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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