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물' PD 답변 살펴보니..오히려 논란을 원했을지도[★FOCUS]

안윤지 기자 2023. 5. 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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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안윤지 기자]
/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성+인물'이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연출자인 정효민, 김인식 PD가 답변에 나섰다. 지난 2일 진행된 인터뷰 현장은 마치 청문회를 방불케 하는 수준의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두 PD의 답변을 듣고 보니 그들은 오히려 성공을 위한 논란이 필요했는지도 모르겠다.

'성+인물'은 신동엽, 성시경이 미지의 세계였던 성(性)과 성인문화 산업 속 인물을 탐구하는 신개념 토크 버라이어티쇼다. 일본과 대만에서 촬영된 '성+인물'은 지난 25일 일본 편 6부작을 먼저 공개했다.

일본의 성 산업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선 기획력을 인정받았으나 '성+인물'에서 가장 문제 된 부분은 AV 배우들의 출연이다. '성+인물'은 2화, 3화 총 2회차에 걸쳐 AV 배우들을 초대해 얘기를 나눈다. 대화 내용의 주된 포인트는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어떤 생각을 갖고 임하는지다. 내용 중 일부 발언들은 논란이 됐으며 이를 바라보는 신동엽, 성시경의 태도까지 문제 됐다.

지난 2일 진행된 인터뷰를 진행한 정효민, 김인식 PD의 답변을 미루어 봤을 때, 그들은 제작 단계부터 방송 소재 관련된 논란은 예감했다. 정 PD는 AV 성 산업 회차를 언급하며 "가장 많이 고민하고 회의했던 부분이다. 일본이라는 AV를 피해 가야 하나. 일본에서는 AV가 성인 엔터테인먼트를 대표하는 산업이다. 이야기를 하는 것에 있어서 법적인 문제는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JTBC-티빙 '마녀사냥' 시리즈를 언급하며 "방송 초창기엔 미디어에서 다뤄질 수 있는 얘기냐고 하지만 지금 와선 그게 문제가 아니듯"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들은 이번 논란이 어떤 지점에서 문제였는지는 모르는 듯했다. '성+인물'의 주요 쟁점은 AV 성 산업을 마냥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태도였다. 여전히 성 착취 등 범죄로 지적받고 있는 AV 성 산업을 야한 농담이나 예능식 연출법으로 풀어내 가볍게 다뤄냈다. 이런 점은 '암'은 없는, '명'만 가득한 AV 성 산업을 보이는 듯했다. 이와 관련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역시 스타뉴스에 "'마녀사냥'처럼 앉아서 토크 방식으로 풀어줬다면 이런 식의 논란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근데 AV 배우들이 나와 적나라한 얘기를 농담처럼 풀어낸다. 예능으로 접근한 방식이 주는 불편함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정 PD는 "19세 이상 가치 판단할 수 있는 성인이라면 듣고 싶지 않을 사람도 있을 거지만 맥락상 이해하고 논의할 수 있는 지점"이라고 단언했다. AV 배우들이 말한 "(AV 배우들은) 범죄율을 낮춘다", "일본 AV는 장르가 다양하다. 사소한 성벽까지 존재하고 전부 인정해준다. 그런 의미에선 범죄율을 낮춰주고 필요하다. 성욕 해소하는 부분이 있다"란 발언에 대해선 "그 사람의 생각과 철학을 물었을 때 나온 질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그는 "성범죄 미화 등 (방송 내용) 외적인 부분은 교양이나 다큐멘터리에서 다뤄야 하는 얘기", "드라마나 영화에선 나오는 일들이 (예능에선) 왜 안 되냐"라는 답변을 남기기도 했다.

그들이 진정 말하고자 하는 '성의 다양한 담론'은 대만 편에서 펼쳐진다. 대만은 아시아권 국가에서 최초로 성소수자를 합법화했다. 그들의 삶을 진솔하고 자세하게 파헤치며 성 소수자에 대해 알아가고자 한다. 정 PD가 '마녀사냥'을 두고 "위클리 방송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에 익숙해질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성+인물'은 6부작이 한 번에 나와 낯설어하신 것 같다"라고 평한 것처럼, 만약 대만 편이 먼저 나왔다면 '성+인물'의 논란은 이 정도로 커지지 않았으리라 본다. 하지만 두 PD가 굳이 논란이 많을 걸 알고도 일본 편을 먼저 공개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또, 국내와 국외의 비교를 원했다면서도 국내 편 제작에 관한 질문엔 "아직 생각해본 적 없다"라고 말한 이유는 뭘까.

정 PD는 "대만 편에서도 (논란이) 이어질 것이고 프로그램 홍보엔 도움 될 수 있다. 하지만 사진만 보고 프로그램을 얘기하는 게 건전한 담론을 만드는가 싶다"라며 "(논란이) 대만 편 (편집 방식에) 영향을 줄 거 같지 않다. LGBT도 조심스러운 소재다. 알다시피 삶의 방식이나 이야기를 나누고 다른 생각을 나누는 건 잘못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LGBT와 AV 성 산업은 전혀 다른 부류의 얘기다. 당연히 AV 성 산업 논란이 대만 편 까지, 이어질 수 없으며 편집 방향에도 어떤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당당히 LGBT와 AV 성 산업을 같은 선상에 두는 점, 논란으로 인한 관심으로 꾸준히 넷플릭스 시청 순위의 상승세 등을 놓고 보면 새로운 결론이 도출된다. 논란은 '성+인물'을 키워내고 결과적으로 많은 수익을 끌어온다. 오히려 논란을 원했는지도 모르겠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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