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만나려면 굶어라"…'109명 아사' 케냐 사이비 종교 지도자 법정 출두
케냐에서 집단으로 '예수를 만나기 위해' 금식기도를 하다 109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이비 종교 지도자는 추종자를 굶어 죽도록 명령한 혐의로 법정에 출두했습니다.
2일(현지시간) 라디오 방송 캐피털에프앰 등 현지 언론매체에 따르면 "예수를 만나기 위해 굶어 죽어야 한다"며 추종자들을 아사하게 한 혐의를 받는 사이비 종교 지도자 폴 은텡게 매켄지가 이날 지방 도시 말린디 법정에 출두했습니다.
수사관들은 매켄지가 운영해 온 '기쁜소식 국제교회' 인근 800에이커(약 323만 7천㎡)의 삼림지대에서 지난주에 이어 이날도 수색작업을 이어갔습니다.
이날까지 발굴된 시신은 101구이며 나머지 8명은 구출과정에서 병원 이송 중 숨져 지금까지 사망자는 109명으로 기록됐습니다.
발굴된 시신 중 절반 이상은 어린이입니다.
케냐 정부의 수석 병리학자 조핸슨 오두워 박사는 성인 1명과 어린이 9명의 시신에 대한 부검 결과 대부분 아사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2명의 어린이는 질식 징후를 보였다고 밝혀 교살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이날 매켄지는 자신을 향한 비난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며 범죄 혐의에 대해 소명도 하지 않은 가운데 2명의 변호인은 논평을 거부했습니다.
이 사건에 투입된 한 수사관은 익명을 전제로 매켄지가 추종자들에게 단식 명령을 내린 사실을 부인했다고 전했습니다.
언론은 매켄지가 분홍색 셔츠와 재킷을 입고 공범으로 지목된 다른 신도 8명과 함께 법정에 서 있었다고 전하고, 말린디 법원이 이 사건을 더 큰 인근 항구 도시인 몸바사로 이송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같은 행정구역에 있는 또 다른 교회 '새 생명 기도센터교회' 소속 신도들의 사망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는 에제키엘 오데로 목사는 조사를 위해 오는 4일까지 구금 기간이 연장됐습니다.
오데로는 그의 교회 구내와 다른 시설물, 그리고 인근 병원 영안실에 기록된 시신들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의심받아 지난달 27일 체포됐습니다.
지금까지 접수된 실종자만 3백여 명, 아직도 예수를 만나겠다며 물과 음식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케냐 정부는 이번 사건을 대량학살로 규정하고 강력한 처벌을 예고했습니다.
[오은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oheunchae_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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