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배터리에서 금속 뽑아낸다

이종현 기자 2023. 5. 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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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진이 반응 용기 하나로 폐배터리에서 금속을 재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공동교신저자인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그룹리더는 "이번 기술은 배터리에 사용되는 금속 이외에도 다양한 금속을 분리하는 기술에 알맞게 적용할 수 있어 활용가치가 매우 높다"고 의미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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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IBS 연구진이 개발한 회전하는 액체 반응기 모습. /IBS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진이 반응 용기 하나로 폐배터리에서 금속을 재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복잡한 재활용 공정을 단순화할 수 있는 기술로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IBS는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그룹리더(UNIST 특훈교수) 연구팀이 회전력에 기반한 반응기로 폐리튬이온배터리에서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효율적으로 분리·추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충전과 방전을 할 수 있는 이차전지의 한 종류이다. 리튬이온배터리는 가장 가벼운 금속원소인 리튬으로 만들어 무게가 가볍고 에너지밀도가 높다. 휴대전화, 노트북, 전기자동차 등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리튬이온배터리 사용이 늘어날 수록 폐기물의 양도 덩달아 늘고 있다. 교체 후 남은 폐배터리는 매립지나 소각장에 그냥 버릴 수 없다. 폭발이나 화재의 위험성이 크고, 유독물질이 밖으로 새어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폐배터리에서 리튬이나 니켈, 코발트 같은 값비싼 원재료를 추출해 재활용하는 기술에 대한 관심이 크지만, 기존 재활용 공정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 폐배터리를 잘게 쪼개고 분쇄해 검은색 덩어리(블랙파우더)로 만들고, 화학처리 등으로 원재료인 금속을 걸러내는 과정을 거친다.

연구팀은 과거 개발한 화학 공정 기술을 폐배터리 재활용 공정에 적용해 효율성을 높였다. 밀도가 다른 용액은 서로 섞이지 않고 층별로 쌓인다는 사실에 착안해 회전 가능한 원통 안에 여러 용매를 넣고, 이 용매를 이용해 반응물을 이동하거나 분리시키는 기술이다.

이번에 IBS 연구팀이 개발한 회전하는 반응기는 수평 형태로 여러 용기를 거치지 않고 한 번에 금속 혼합물을 분리하고 추출할 수 있다. 용기 안에는 금속 혼합물을 공급하는 층(feed층)과 분리된 금속을 수용하는 층(acceptor층), 두 층이 섞이는 것을 방지하는 층(shuttle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금속을 공급하는 층은 높은 산성을, 수용하는 층은 낮은 산성을 띈다. 두 층이 섞이는 것을 방지하는 층에는 유기물질로 이루어진 용매가 녹아있는데 금속을 공급하는 층과 수용하는 층을 왕복하며 선택적으로 금속을 분리시킨다.

논문의 제1저자인 크리스토발 퀸타나 IBS 선임연구원은 “기존의 금속 분리·추출 방법보다 훨씬 낮은 농도의 금속 추출제로 원하는 금속을 빠르게 걸러낼 수 있다”고 말했다. 공동교신저자인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그룹리더는 “이번 기술은 배터리에 사용되는 금속 이외에도 다양한 금속을 분리하는 기술에 알맞게 적용할 수 있어 활용가치가 매우 높다”고 의미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에 3월 16일 게재됐다.

참고자료

Advanced Materials, DOI : https://doi.org/10.1002/adma.202211946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그룹리더. /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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