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콘텐츠, 미국 업체와 네트워킹 성과… 장벽 높은 북미 본격 공략”
할리우드 외 제작 영상물 중
K-콘텐츠 세계최고 인정받아
보다 한국적 요소 고민하고
해외 플랫폼 의존도 낮춰야
제작비 세제지원 확대 절실
윤석열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주요하게 부각된 키워드 중 하나는 ‘문화’였다. K-콘텐츠를 한국의 신(新) 성장 동력으로 삼으며 미국과의 ‘문화동맹’ 결속을 다졌고, 넷플릭스로부터 약 3조3000억 원의 한국 투자를 이끌어냈다. 76년 전 “문화강국이 되길 원한다”는 김구 선생의 ‘문화강국론’의 단단한 시금석을 놓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K-콘텐츠가 ‘포스트 반도체’로 주목받는 가운데 K-콘텐츠 제작의 선두에 선 5개 회사를 통해 북미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과 글로벌 시장 내 K-콘텐츠의 위상 변화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스튜디오드래곤 김제현 대표(이하 김), SLL 김찬혁 커뮤니케이션 팀장(혁), 래몽래인 윤희경 이사(윤), Mnet 이선영 PD(이), 왓챠 허승 이사(허)와의 서면 인터뷰를 대담 형식으로 엮었다. 이들은 “북미 시장은 가장 진출하기 어렵지만 반드시 진출해야 하는 곳”이라며 “이번 글로벌 영상콘텐츠 리더십 포럼을 통해 K-콘텐츠를 북미 시장에 적극적으로 알릴 토대가 마련됐다”고 입을 모았다.
―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는 무엇인가?
김 : “북미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현지에 대한 이해와 우리의 강점을 반영할 사업 전략이 동시에 필요하다. 그래서 미국 내 강력한 크리에이터들과 파트너 네트워크를 수립해야 한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K-콘텐츠와 크리에이터를 바라보는 현지 시선이 보다 우호적이다.”
윤: “우리의 강점이란, 결국 한국적 요소다. ‘오징어 게임’과 ‘기생충’이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기획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한국적 요소, 우리의 강점을 고민해야 할 때다.”
허: “다만 콘텐츠의 해외 판권은 확보해야 한다. 글로벌 하청기지가 아닌, 협력관계를 맺기 위해 해외 플랫폼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콘텐츠 제작 외에 유통 플랫폼의 성장 및 활성화가 필요하다.”
― 북미 시장에서 K-콘텐츠의 위상이 달라진 것을 실감하나?
이 : “2016년 불가리아에서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 리메이크작을 촬영할 때 프로듀서로 참여했는데, ‘한국 포맷을 사는 건 일종의 모험’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벌써 세 번째 시즌을 미국에서 제작 중이다. K-팝을 비롯해 여러 콘텐츠가 성공을 거두면서 불과 몇 년 사이 위상과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
혁: “K-콘텐츠는 할리우드를 제외한 지역에서 만드는 영상물 중 세계 최고로 인식된다. 할리우드, K-콘텐츠, 일본 애니메이션이 ‘메이저’라 불린다. 이런 위상 변화에 따라 부정적 요소도 커졌다. 제작비가 급등하고 있어 K-콘텐츠의 경쟁력이 조기에 사라질 우려도 있다.”
― K-콘텐츠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어떤 지원이 필요할까?
김 : “자막·더빙 등 후반 작업 지원이 언어 장벽 극복에 큰 도움이 됐다. 여기에 콘텐츠 제작비에 대한 세제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 윤 대통령이 만난 미디어사들은 주(州) 정부의 파격적 세제 지원을 받고 있다. K-콘텐츠 제작비가 치솟고 대기업조차 힘겨운 글로벌 경쟁을 벌이는 만큼, 실질적 도움이 되는 세제 지원과 콘텐츠 펀드가 조성되길 희망한다.”
윤 : “국제방송영상마켓(BCWW), 부산콘텐츠마켓(BCM) 등을 통한 해외 콘텐츠 관계자들과의 만남이 주효했다. 아울러 국내 제작사들의 해외 마켓 참여 지원도 외연을 넓힐 기회가 되고 있다. 더 나아가 북미 콘텐츠 산업의 주역들과 다양한 교류의 장이 마련된다면 공동기획·개발 등도 시도해볼 수 있을 것이다.”
혁 : “여전히 진입 장벽이 높은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회사와 공동 제작 시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이어갈 자리와 장을 만들어 준다면 콘텐츠 강국으로 자리매김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영상콘텐츠 리더십 포럼이 북미 비즈니스에 긍정적 영향 미칠까?
허 : “북미는 콘텐츠 산업의 핵심 시장이다. 이번에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해 북미 콘텐츠 기업과 만나 네트워킹한 것은 의미가 크다. 그들의 움직임이 K-콘텐츠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들이 어떤 전략과 비전을 갖는지 직접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혁 : “K-콘텐츠에 대한 북미 시장의 관심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 기대한다. (넷플릭스 투자 등을 통해) 잠시 주춤했던 K-콘텐츠에 대한 북미 타 플랫폼의 투자 심리도 회복되길 희망한다.”
김 : “K-콘텐츠의 달라진 위상에 정부의 지원 의지까지 더해져 더욱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토양이 형성됐다. 정부의 다양한 지원 정책, 양국 업계의 과감한 투자, 구성원들의 노력과 재능이 결합해 K-콘텐츠가 더욱 도약할 계기를 마련했다.”
정리=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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