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대기업보다 R&D 투자 덜 늘렸다… 삼성전자 ‘5분의 1’ 수준

지난해 국내 상장 중견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액이 지난해보다 12.5% 증가했다. 다만 전체 규모로는 삼성전자 R&D 투자액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펄어비스 사옥. 펄어비스 제공

3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상장 중견기업 710곳 중 R&D 비용을 공시한 571곳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5조2538억원으로 지난해(4조6688억원)보다 12.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삼성전자 지난해 R&D 투자액(24조9292억원)의 21% 수준이며, 같은 기간 500대 기업의 R&D 투자 증가율(14.0%)과 비교해도 1.5%포인트가 낮았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상장 중견기업이 R&D 투자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사 대상 기업 중에서 지난해보다 R&D 투자액을 늘린 중견기업은 총 359곳(62.9%)이었다. 이중 R&D 투자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 1355억원을 투자한 게임 업체 펄어비스였다.

다음으로는 일동제약(1251억원), 컴투스(1248억원), 동아에스티(1096억원), 주성엔지니어링(859억원), 유진테크(800억원), 네패스(741억원) 순이었다.

R&D에 1000억 이상 투자한 상장 중견기업은 2021년 2곳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4곳으로 늘었다.

지난해 R&D 투자가 전년 대비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은 340억원을 늘린 컴투스였다. 메타버스, 미디어 콘텐츠 등 신사업 투자 확대 전략에 맞춰 연구개발비를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주성엔지니어링(+313억원), 신풍제약(+252억원), 위메이드(+233억원) 등도 투자 증가액이 많았다.

반면 휴맥스는 2021년 315억원에서 지난해 215억원으로 R&D 투자액이 가장 크게 줄었다. 삼천당제약(-83억원), 휴니드테크놀러지스(-67억원), 에스맥(-56억원) 등도 R&D 투자비가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이 가장 큰 중견기업은 신약 개발기업인 이수앱지스로, 매출액 412억원의 46.4%인 191억원을 R&D에 투자했다.

업종별로는 IT전기전자(1조8806억원), 제약·바이오(1조1589억원), 서비스(7984억원), 자동차·부품(4840억원), 석유화학(2-32억원) 순으로 R&D 투자 규모가 컸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