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와서 성공하세요"…일할 사람 없는 독일 '특단의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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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정부가 외국인 근로자 채용을 늘리기 위해 관련 문턱을 대폭 낮추기로 했다.
독일의 기존 이민법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독일에서 일하려면 독일 전문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 등 까다롭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로운 이민법에 따르면 해당 외국인 근로자가 독일에 연고가 있는지, 독일어를 구사하는지, 35세 미만인지 등과 함께 직업 훈련과 경험에 따라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는 '기회 카드'를 도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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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이중국적까지 허용한 국적법 개정안
이번엔 이민법도 손본다
독일 정부가 외국인 근로자 채용을 늘리기 위해 관련 문턱을 대폭 낮추기로 했다. 이민자의 이중국적을 허용하는 등 시민권 취득 조건을 완화하기로 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노동가능인구를 채우기 위해 당국은 '독일에서 성공하기'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국제 캠페인도 시작할 예정이다.
후베르투스 하일 독일 연방노동부 장관은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앞으로 독일의 경제 성장을 발목잡을 가장 큰 위협 요인은 기술인력 부족이 될 것"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에서 가장 현대적인 이민제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독일의 기존 이민법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독일에서 일하려면 독일 전문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 등 까다롭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들이 독일에서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하일 장관은 "외국인 근로자가 모국에서 직업 훈련을 받고 직업 경험이 있다면 (독일 기업과 맺은) 고용계약서만 있어도 채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이민법에 따르면 해당 외국인 근로자가 독일에 연고가 있는지, 독일어를 구사하는지, 35세 미만인지 등과 함께 직업 훈련과 경험에 따라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는 '기회 카드'를 도입할 예정이다. 하일 장관은 "충분한 포인트가 쌓이면 외국인들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독일에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론 교육과 공장 등 현장 실무 경험을 결합한 독일의 '이중교육 시스템'은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도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 1960년대 터키 등에서 대거 유입된 외국인 노동자들이 독일 사회에 완전히 정착하기까지 수십년이 걸렸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독일은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는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고 있는 캐나다 모델에서 많은 걸 배웠다"고 했다.
독일 정부는 이번 이민법 개정안과 더불어 최근 국적법도 대폭 손질했다. 조만간 연방의회에 시민권 취득 조건을 대폭 완화한 국적법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민자의 이중국적을 허용하고 독일에서 최소 5년만 거주해도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독일 국적법은 비(非)유럽연합(EU) 외국인들에게는 독일 여권 외에 모국 여권을 유지할 수 없게 규정해놨다. 앞으로 이들에게 모국 여권도 유지할 수 있게 하면 사실상 이중국적 제도를 도입하게 되는 셈이다.
독일은 몇 년 새 심각한 일손 부족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많은 독일 기업들이 기업의 생산성 제약 요인으로 공급망 병목 현상보다 노동력 부족을 꼽기 시작했을 정도다. 유럽위원회의 최근 분기별 설문조사에 따르면 서비스 기업의 42%, 산업 그룹의 34%, 건설 기업의 30%가 인력 부족으로 인해 생산량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독일에서 자격을 갖춘 구직자를 찾을 수 없는 빈 일자리가 지난해 63만개로 전년 28만개에서 폭증했다. 독일 정부는 오는 2035년까지 700만명의 노동자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AB 싱크탱크는 "독일이 적정 인력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선 2060년까지 매년 40만명의 이민자 순유입이 필요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FT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근 철도망 마비, 공항 폐쇄 등을 야기한 독일의 대규모 파업의 이면에는 (생활비 위기뿐만 아니라) 기술 인력 부족이라는 요인이 자리잡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노조에 더 많은 협상력을 부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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