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텃밭서 농작물 도둑질 횡행"…'현대판 서리'에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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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커리 모종 12개를 훔쳐 갔어요. 옆집에서 심은 땅콩 1줄도 가져갔네요."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분양받을 수 있는 인천의 공영 텃밭에서 각종 절도 피해가 잇따라 도시 농부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봄철을 맞아 고추·깻잎 등 각종 모종 심기와 상추를 비롯한 작물 재배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텃밭 내 절도 피해도 덩달아 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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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커리 모종 12개를 훔쳐 갔어요. 옆집에서 심은 땅콩 1줄도 가져갔네요."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분양받을 수 있는 인천의 공영 텃밭에서 각종 절도 피해가 잇따라 도시 농부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오늘(3일) 인천시 부평구에 따르면 주민 엄 모 씨는 최근 부평구가 운영 중인 공영 텃밭에서 도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방지 대책을 촉구하는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엄 씨는 "텃밭을 가꾼 지 한 달 남짓 됐는데 모종부터 작물까지 도둑질이 횡행하고 있다"면서 "나중에 마음 상하느니 그만둬야겠다는 푸념까지 나온다"고 토로했습니다.
부평구에는 현재 갈월샘·부영·청천 등 공영 텃밭 3곳이 2만 7천255㎡ 규모로 조성돼 있습니다.
올해 텃밭 분양 과정에서 6∼7㎡짜리 텃밭 1곳당 5.7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만큼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봄철을 맞아 고추·깻잎 등 각종 모종 심기와 상추를 비롯한 작물 재배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텃밭 내 절도 피해도 덩달아 늘고 있습니다.
텃밭을 분양받은 이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누군가 상추를 캐서 가져갔다"라거나 "가위까지 들고 와서 채소를 잘라간다"는 등의 피해 호소 글이 지속해서 올라오고 있습니다.
공영 텃밭이 조성된 다른 지역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지난해 중구 영종도의 텃밭에서는 '한 고랑에 심어놓은 배추 10여 포기를 모두 훔쳐 갔다' 또는 '다량의 무를 뽑아갔다'는 민원이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남동구에서 텃밭을 운영하는 30대 부부는 "작은 공간이지만, 정성을 들인 공간과 그 결과물에 허락 없이 손을 대는 것은 참을 수 없다"며 "누구나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어서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인천에서는 지난해 11월 기준 16개의 공영 텃밭이 조성돼 총 5천382명이 이용하고 있으나 텃밭 절도나 훼손 사례는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군·구별로 텃밭 관리 인력을 투입하거나 경고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게시하고 있지만 대부분 텃밭의 경우 폐쇄회로(CC)TV 등 보안 장비가 미미해 관리 사각에 놓인 상태입니다.
부평구 관계자는 "주인의 허락 없이 농작물을 가져가는 것은 엄연한 범죄 행위"라며 "내부적으로 텃밭마다 CCTV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인천시 부평구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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