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만나려면 굶어 죽어야” 109명 사망 조종한 케냐 사이비 종교 지도자 법정 출두

케냐 경찰이 24일 케냐 동부 말린디 해안가 마을 인근의 종교 매장지에서 시신을 수습하는 모습. 가디언뉴스 유튜브 캡처

케냐에서 100명 이상의 추종자를 굶어 죽도록 명령한 혐의로 기소된 사이비 종교 지도자가 법정에 출두했다. 2일(현지시간) 라디오 방송 캐피털에프앰 등 현지 언론매체에 따르면 ‘예수를 만나기 위해’ 굶어 죽어야 한다며 추종자들을 아사하게 한 혐의를 받는 사이비 종교 지도자 폴 은텡게 매켄지가 이날 지방 도시 말린디 법정에 출두했다.

수사관들은 매켄지가 운영해 온 ‘기쁜소식 국제교회’ 인근 800에이커(약 323만7000㎡)의 삼림지대에서 지난주에 이어 이날도 수색작업을 이어갔다. 이날까지 발굴된 시신은 101구이며 나머지 8명은 구출과정에서 병원 이송 중 숨져 지금까지 사망자는 109명으로 기록됐다.

2일(현지시간) 케냐에서 추종자들을 굶어 죽게 만든 혐의로 말린디 지방법원에 출두한 기쁜소식국제교회 지도자 폴 은텡게 매켄지가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발굴된 시신 중 어린이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언론은 전했다. 케냐 정부의 수석 병리학자 조핸슨 오두워 박사는 성인 1명과 어린이 9명의 시신에 대한 부검 결과 대부분 아사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2명의 어린이는 질식 징후를 보였다고 밝혀 교살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날 매켄지는 자신을 향한 비난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며 범죄 혐의에 대해 소명도 하지 않은 가운데 2명의 변호인은 논평을 거부했다. 이 사건에 투입된 한 수사관은 익명을 전제로 매켄지가 추종자들에게 단식 명령을 내린 사실을 부인했다고 전했다. 언론은 매켄지가 분홍색 셔츠와 재킷을 입고 공범으로 지목된 다른 신도 8명과 함께 법정에 서 있었다고 전하고, 말린디 법원이 이 사건을 더 큰 인근 항구 도시인 몸바사로 이송했다고 보도했다.

김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