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해야”...플레잉 코치의 갑작스런 ‘경기 투입’, 양동현의 애정어린 ‘쓴소리’

강예진 2023. 5. 3.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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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해야죠."

올 시즌을 앞두고 '플레잉 코치'로 변신한 수원FC 양동현은 지난달 29일 FC서울과 K리그1 10라운드에서 '웃픈' 일을 경험했다.

수원FC는 오는 6일 강원FC와 11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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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현 플레잉 코치가 본지와 만난 후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수원 | 강예진기자


[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반성해야죠.”

올 시즌을 앞두고 ‘플레잉 코치’로 변신한 수원FC 양동현은 지난달 29일 FC서울과 K리그1 10라운드에서 ‘웃픈’ 일을 경험했다. 새 시즌을 앞두고 동계훈련부터 ‘코치’로 호루라기와 초시계 등을 손에 쥐고 훈련장으로 나선 그였지만, 갑작스럽게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소화한 것이다.

수원FC는 직전 대구FC와 9라운드 맞대결에서 주축 선수가 부상으로 대거 이탈했다. 이승우는 들것에 실려 나갔고, 라스와 이광혁도 부상으로 쓰러져 서울전에 뛸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김도균 수원FC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다름 아닌 양동현이다. 올 시즌 처음으로 경기 출전 명단에 든 그는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고,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돼 45분간 그라운드를 밟았다. 최전방에서 위협적인 장면을 여럿 생산했다. 후반 12분 가슴 트래핑 후 발리슛을 시도했지만 빗나갔다. 후반 16분에는 무릴로에게 절묘한 침투 패스를 건넸지만, 무릴로의 슛이 골대 위로 벗어났다. 경기 후 김 감독은 “김현이나 라스 복귀가 늦어지면 양동현이 경기에 참여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팀 상황상 어쩔 수 없는 기용. 하지만 경기 후 만난 양동현은 쓴소리를 내뱉었다. 그는 “선수들이 반성해야 한다. 어린 나이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선수들인데, 내가 이렇게 뛰는 건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팀에도 나이 많은 선수가 뛰고는 있다. 몸 관리를 잘해서, 어린 선수에게 귀감이 되기에 뛰는 것도 있지만 그만큼 어린 선수가 그 선수보다 특출나거나,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서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부분에서 어린 선수들이 반성해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제공 | 프로축구연맹


주전 선수의 부상은 백업 선수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여러 선수가 기회를 잡지 못하는 현실에 안타까워한 것이다. 양동현은 “감독께서도 다른 선수에게 기대한다. 그럴 때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분명 기회다. 선발 멤버는 감독께서 정하지만, 기회를 받아야 할 선수가 해야 할 몫이 있다”고 강조했다.

양동현은 산전수전을 겪은 베테랑이다. 2005년 울산 현대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부산 아이파크, 포항 스틸러스, 세레소 오사카(일본), 성남FC 등을 거쳤다. K리그 통산 353경기에 출전해 100골 35도움을 기록한 그는 A급 라이선스 과정을 밟으며 지도자로 첫발을 떼고 있다.

양동현은 “내가 경험했던 것도 있지만, 선수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해주려고 한다. 지도자로 역량을 어떻게 쌓아가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원FC는 오는 6일 강원FC와 11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혹여 또 투입될지 모를 상황을 대비해야 하는 양동현은 “서울전 전날 딱 하루 훈련했다. 사실 15분 정도 뛸 줄 알았는데 45분 동안 시간이 주어질 줄은 몰랐다. 뛸 수 있을까 했는데, 즐겁게 하려고 했고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면서 “당분간 몸을 좀 만들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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