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 우리 몸의 '멀티플레이어' 단백질의 탄생과 역할
근육을 키우기 위해 섭취하는 영양소, 흔히들 알고 있는 항체나 효소라는 물질, 당뇨병 극복에 사용되는 인슐린 모두 단백질이다.
단백질(protein)은 20가지 종류의 다양한 아미노산 조합으로 이뤄졌다. 'Protein'의 어원이 '가장 먼저 중요한 것'을 의미하는 그리스어의 'Proteosis'에서 유래됐듯이, 단백질은 우리 신체를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고, 모든 생명현상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생체 분자다.
많은 과학자들이 단백질의 기능·모양·구조·성격 등을 규명해 왔다. 약학·의약·재료·나노과학 분야를 비롯해 인간의 건강한 삶을 위한 단백질 과학은 실로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리보솜(ribosome)에서 아미노산으로 연결된 단백질(1차 구조)이 줄(chain)과 같은 모양일 때는 특별한 구조가 없고 고유의 기능도 거의 없다. 하지만, 단백질 내부 아미노산들의 상호작용은 단백질의 2차 구조를 형성시키며, 다시 입체적인 3차 구조로 접히게 된다. 이러한 3차원 구조는 에너지적으로 안정하며, 아미노산 배열이 주어지면 하나의 입체적인 천연구조를 가지게 된다는 정설을 미국 예일대의 크리스챤 안핀젠 교수가 밝혀, 1972년에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게 됐다.
모르는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우리는 그 사람의 외형과 얼굴을 인식하고, 나아가 성격과 성향을 파악하게 된다. 이와 같이 인간의 몸에는 10만 종이 넘는 다양한 단백질이 존재하고 단백질마다 크기, 구조, 형상, 기능, 성격 등이 천차만별이다.
휴먼게놈지도가 완성된 뒤, 2000년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핵자기공명분광학, X선 결정학, 극저온전자현미경법 등을 이용한 단백질 구조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더불어 이론과 계산과학을 활용해 단백질구조를 예측하는 분야도 하나의 학문으로 정립될 만큼 크게 발전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단백질의 구조를 규명하고, 이에 기반해 단백질의 기능과 특성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에 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해 오고 있다. 아직 미지의 단백질들이 많지만, 단백질에 관한 이해가 점차 깊어지고 확장되고 있다.
우리 몸 안에서는 수많은 화학반응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 화학반응은 생물체를 구성하는 모든 물질을 합성하고 생물의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성하는 데 기여한다. 단백질은 이러한 화학 반응을 조절해 적절한 시기에 체내의 적합한 장소에서 반응이 이뤄지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즉, 세포 내에서 단백질의 항상성이 온전하게 유지돼야 우리 몸이 건강해지는 것이다.
이에 반해, 노화나 산화스트레스 등의 외부 환경 요인은 세포의 기능과 단백질의 항상성을 저해하는 가장 큰 적이다. 생물학적 산화작용의 산물로 생성된 활성산소는 세포소기관 및 조직에 지속적인 산화 손상을 유발시켜 세포 기능의 이상을 초래한다. 이로 인해 세포 내 단백질의 천연구조가 바뀌거나 안정성이 떨어지면서 불량 단백질로 변하게 돼 고유의 기능이 소실된다.
뿐만 아니라 다른 불량 단백질과 뭉쳐서 불용성의 응집체(aggregate)를 형성한다. 물론, 오랜 시간 동안 진행돼 온 생명체 진화의 결과로, 우리 인체는 불량 단백질과 응집체가 결합·생성되지 않도록 하거나 형성된 불량 단백질과 응집체를 제거해 재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이는 완벽하지 않다. 특히 노화와 함께 이러한 시스템에 구멍이 생기기 쉬워져 다양한 퇴행성 질환을 유발하는 시초가 된다.
그만큼 단백질은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백질이 부족하거나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해당 신체 기관들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고, 이는 곧 암이나 치매와 같은 퇴행성 질환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모든 생체기능을 수행하는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연구를 꼭 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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