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드리운 토트넘의 4강 도전, 상위권 경쟁 힘든 씁쓸한 ‘숫자’

게티이미지코리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4강을 목표로 한 토트넘의 도전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토트넘은 지난 1일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 2022~2023 리그 3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3-4로 졌다. 전반을 0-3으로 뒤지다 손흥민의 1골 1도움 활약으로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지만, 후반 추가시간 결승 골을 내줘 무너졌다.

이날 패배로 6위(16승6무12패)로 내려앉은 토트넘(승점 54점·골 득실 +6)은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걸린 4강권 경쟁에서 3위 뉴캐슬 유나이티드(승점 65점),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63점)에 크게 뒤지게 됐다. 리버풀(승점 56점)에겐 5위를 내줬고, 이제는 7위 애스턴 빌라(승점 54점·골 득실 +4)에도 쫓기는 처지다. 3경기나 덜 치른 8위 브라이턴(승점 52점)도 추격자다.

사실 토트넘은 올시즌 상위권에서 경쟁하기에 불안한 지표들이 많다. 토트넘의 시즌 팀 득점은 63골로 리그 4위의 준수한 성적이지만 그 중 전반 득점은 30% 수준에 그친다. 리그 최하위권 수준이다. 57골이나 내준 수비력(14위)도 실망스럽다. 34경기 중 18경기에서는 선제골까지 내줬다. 뒤늦게 따라잡아야 하는 경기가 많았다는 뜻이다. 토트넘의 경기가 만약 전반에 끝난다면, 10승, 골 득실차 -9(21득점·30실점)로 리그 9위까지 떨어진다.

경기 시작 25분간 내준 20골도 리그 최다 실점 기록이다. 이 중 9골이 최근 4강 경쟁의 분수령이 된 뉴캐슬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전에서 나왔다. 상위권을 경쟁하려는 팀답지 않게 전반 슈팅 수에서 상대 팀에게 주도권을 내주는 경우가 많았다. 현지에서는 신중한 수비적인 접근 성향이 강한 안토니오 콘테 전 감독의 전술적 문제라는 시각이 많았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옵타’는 리버풀전 패배 직후 토트넘을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경기 종료 직전 결승 골을 가장 많이 허용한 팀(26골)이라고 했다. 토트넘은 반대로 ‘버저비터’를 많이 성공한 팀에서도 리버풀(41골), 아스널(30골)에 이어 3위(29골)에 올랐지만, 빛이 바랬다.

토트넘이 상위권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데이터도 있다. 현재 순위 기준 톱7 팀과의 성적표도 참혹한 수준이다. 토트넘은 11경기에서 지난 2월 맨체스터 시티전(1-0 승)을 제외하면 1무9패를 기록 중이다. 톱7 팀과 맞대결은 한 차례 남았다. 지난 1월 0-2로 졌던 애스턴 빌라와 오는 13일 원정경기로 만난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