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의 전당, '과거의, 오늘의, 미래의' K리거 모두를 위한 잔치였다

프로축구, 40주년 기념 명예의 전당 개최

2일 서울 중구 앰버서더호텔에서 열린 K리그 명예의전당 헌액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선수 부문 1세대 최순호 수원FC 단장, 선수 부문 2세대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 선수 부문 3세대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 선수 부문 4세대 이동국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2023.5.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처음 진행된 프로축구 명예의 전당 헌액식은 과거의, 오늘의, 미래의 K리거 모두를 위한 뜻깊은 잔치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2일 서울 장충동 앰버서더서울 풀만 그랜드볼룸에서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을 개최해 최순호(선수 1세대), 홍명보(선수 2세대), 신태용(선수 3세대), 이동국(선수 4세대)을 헌액했다. 지도자 부문에는 김정남, 공헌자 부문에는 박태준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헌액자들에게 수여된 트로피에는 명예의 전당 상징물이 각인된 순금 메달이 박혀 헌액 권위를 더했다.

올해 선수 부문 헌액자는 프로축구 출범 40주년의 의미를 담아 역대 최고의 선수들을 각 10년의 세대별로 1명씩 총 4명을 선정했고, 지도자와 공헌자는 각 1명씩 선정했다.

앞으로는 2년 마다 헌액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국내 프로스포츠 중 명예의 전당을 설립한 건 축구가 최초이자 유일하다.

이회택 OB축구회 회장이 2일 서울 중구 앰버서더호텔에서 열린 K리그 명예의전당 헌액식에서 선수 부문 1세대에 선정된 최순호 수원FC 단장에 대한 추천사를 하고 있다. K리그 출범 40주년을 기념해 올해 신설된 K리그 명예의전당은 2년 마다 선수, 지도자, 공헌자 3개 부문의 헌액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2023.5.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이번 명예의 전당은 현재뿐 아니라 과거와 미래까지 모두 담아 K리그 최고의 별을 추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983년 프로리그 출범 이후 40년 동안 뛰었던 모든 선수들을 통틀어 살폈고, 이중 최고를 뽑아 헌액, 말 그대로 가장 가치있고 명예로운 자리를 만들었다.

아무래도 역사를 되짚는 시간이었으니 일단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과거를 놓치지 않는 데 주력했다. 이날 행사에 과거 K리그를 누볐던 OB축구회 회원 40명을 초청, 오랜 시간 한국 프로축구 발전을 위해 힘써 온 축구 원로들과 함께 영광을 나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명예의 전당 헌액식은 K리그가 지나온 발자취와 역사를 기리기 위한 자리였다. 원로들과 함께하는 게 당연하다고 판단해 행사에 초청했다. OB축구회 분들은 모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추억에 젖는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2일 서울 중구 앰버서더호텔에서 열린 K리그 명예의전당 헌액식에서 공헌자 부문에 선정된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을 대신해 아들인 박성빈씨가 대리 수상하고 있다. K리그 출범 40주년을 기념해 올해 신설된 K리그 명예의전당은 2년 마다 선수, 지도자, 공헌자 3개 부문의 헌액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2023.5.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과거와 현재를 충실히 아우르자 미래는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명예의 전당 역사가 켜켜이 쌓이며 그 의미와 가치가 커질수록, 앞으로 K리그에서 뛸 선수들에게는 '나도 저 자리에 이름을 새기고 싶다'는 강한 동기부여와 자부심을 새길 수 있다.

선수 2세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홍명보 감독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많은 상을 받았지만, 그 중에서 이 상이 가장 의미 있다"면서 감사를 표했다.

아버지 신태용 감독의 헌액(선수 3세대)을 축하하기 위해 함께한 두 아들이자 현역 K리거인 신재원(성남)과 신재현(안산)은 "K리거가 되고 보니 아버지가 걸어온 길이 얼마나 위대한지 느낀다"면서 "명예의 전당에 오른 아버지를 뛰어 넘는 최고의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울림 있는 포부를 전했다.

여러 세대의 K리거들이 한 자리에 모인 만큼 리그 발전을 위한 다양한 고민도 이어졌다. 관계자들은 행사 전후로 삼삼오오 모여 다양한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홍명보 감독 역시 "K리그가 많이 발전했지만 더 발전해야 한다. 나 역시 현장에서 더 발전할 K리그를 위해 힘쓰겠다"고 했다.

한편 프로축구연맹은 이번 헌액에 그치지 않고 향후 헌액자들과 함께 관련 구단 홈경기 초청 등 오프라인 행사, 기념 영상, 온라인 기념관 헌액 등 연중 이벤트를 통해 업적을 알리고 기념할 예정이다.

최순호 수원FC 단장이 2일 서울 중구 앰버서더호텔에서 열린 K리그 명예의전당 헌액식에서 선수 부문 1세대에 선정된 후 손자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K리그 출범 40주년을 기념해 올해 신설된 K리그 명예의전당은 2년 마다 선수, 지도자, 공헌자 3개 부문의 헌액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2023.5.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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