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만의 英 대관식, 국가 원수 100명 참석…러·이란 등 제외

김대성 2023. 5. 3.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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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개국 대표 참석…바이든·마클은 불참
대관식 전 영국과 영연방 국기들. [로이터=연합뉴스]

70년 만에 열리는 영국 찰스 3세 대관식에 러시아와 이란 등은 초청 대상에서 제외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해리 왕자의 부인 메건 마클은 불참한다.

영국 왕실은 국가원수 약 100명을 포함해 203개국 대표가 참석한다고 밝혔다고 BBC와 스카이뉴스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참석자 2200여명은 아직 다 공개되진 않았다.

이웃 나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이어 대관식도 참석한다.

영연방인 캐나다·호주·뉴질랜드·파키스탄 총리와 폴란드·필리핀 대통령도 참석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독일과 이탈리아의 대통령도 명단에 올랐다. 우리나라에선 한덕수 총리가 정부 대표로 참석한다.

중국 한정 부주석은 홍콩 대응을 총괄한 인물이란 점에서 영국 정가에서 불만이 제기됐다.

러시아, 벨라루스, 이란, 미얀마,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베네수엘라 정상은 대관식에 초청하지 않았다. 북한과 니카라과에는 정상 대신 고위 외교관 앞으로 보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미 불참 계획을 밝혔고,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대행한다.

다른 나라 국왕 중에선 스페인 펠리페 6세 국왕, 스웨덴 칼 구스타프 16세 국왕, 네덜란드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 등이 참석한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대관식 때는 다른 나라의 국왕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허리 수술을 받은 83세 덴마크 여왕이나 노르웨이 국왕, 일왕 등은 대행을 보낸다.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명단에서 빠졌다. 그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의혹 등으로 서방과 불편한 관계다.

찰스 3세 재단 기부금 관련 이슈가 있던 카타르 왕족도 명단에 없다. 찰스 3세는 왕세자 시절인 2011년부터 2015년 사이에 세 차례에 걸쳐 카타르의 셰이크 하마드 빈 자심 알사니 전 카타르 총리로부터 100만 유로씩 돈뭉치를 받은 게 드러나 논란이 됐다.

왕실은 "2015년 면담에서 받은 돈은 즉시 왕세자의 자선 재단으로 전달됐고 이후에도 돈은 적법하게 처리됐다"고 해명했다.

찰스 3세의 멘토이자 필립공의 가까운 친척이던 마운트배튼 경의 딸 파멜라 힉스도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 그는 1937년 조지 6세, 1953년 엘리자베스 2세의 대관식에 모두 참석했다.

리시 수낵 총리와 전직 총리들, 훔자 유사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북아일랜드의 아일랜드 민족주의 정당인 신페인당의 미셸 오닐 대표 등이 참석한다.

의원들은 장관급 등만 극히 일부 참석한다. 당초 하원 20명, 상원 40명만 초청 예정이었으나 반발이 심해서 두 배로 늘었다. 대신 사원 밖 의회 광장에 400석이 마련됐다. 그나마도 배우자 동반은 수낵 총리만 가능하다.

2일 오후 의회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찰스 3세 국왕이 참석하는 리셉션이 개최된 것도 대관식에 못 가는 의원들을 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원의원 중에는 전통적으로 대관식 총괄 역할을 맡는 노퍽 공작 등이 참석한다. 70년 전 여왕 대관식 때는 의원 800명, 귀족 상원의원 910명이 초청됐다.

찰스 3세 대관식에는 귀족들 대신 코로나19 영웅 450명과 국왕 부부가 지명한 자선단체들을 대표하는 청년 400명이 참석한다. 할머니 간병비를 모금하려고 3년간 마당 텐트에서 잠을 잔 13세 소년, 봉쇄 중 원격 요리 수업을 한 요리사 등이 포함된다.

가수 라이오넬 리치 등 국왕 자선 재단과 관련된 유명인들도 참석한다. 작년 노벨상 수상자들도 초청받았다.

왕실에선 왕위 승계 서열 2위인 왕손 조지 왕자(9)가 명예 시동 역할을 받아서 할아버지의 옷자락을 끈다. 커밀라 왕비의 전남편, 아들·딸도 참석하고 손자 3명도 명예 시동으로 참여한다. 여형제 애너벨 엘리엇과 랜즈다운 후작 부인은 보좌 역할을 한다.

왕세자빈의 부모도 초청됐다. 찰스 3세 국왕은 사이가 틀어진 차남 해리 왕자 가족도 초청했는데 해리 왕자는 숙고 끝에 혼자 참석한다고 답했다. 부인 메건 마클은 아이들과 미국 집에 남아있을 예정이다.

텔레그래프지는 마클이 아들 아치의 4살 생일이어서 빠진다고 전했다. 마클이 왕실의 무의식적 인종차별에 관한 우려를 담은 서한을 국왕에게 보냈다가 만족할만한 답을 못 받았기 때문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마클 측 대변인은 이를 부인했다.

앤드루 왕자의 전 부인인 세러 퍼거슨은 명단에서 제외됐고 다이애나빈의 동생 스펜서 백작은 초청장을 못 받을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김대성기자 kdsu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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