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클리닉] 키 크는 열쇠 '숙면.운동.영양'... 성장저해원인분석해 '숨은 키' 찾는...

이순용 2023. 5. 3.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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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힘찬종합병원 바른성장클리닉, 성장장애 원인 정확하게 파악해 맞춤형 치료전략 세워
박혜영 원장 "자랄 수 있는 환경과 건강상태 만들어 잠재적인 키를 최대한 키우는 것이 목표"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성장기 아이를 둔 부모에게 키는 공부만큼이나 초미의 관심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저신장(‘달리 분류되지 않은 단신’)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수는 2016년 2만9,061명에서 2021년 4만3,618명으로 5년 사이에 약 50%나 증가했다. 또한 성장호르몬 주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키 성장 건강기능식품도 앞다퉈 출시되고 있어 자녀의 키 성장에 대한 관심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인천힘찬종합병원 바른성장클리닉 박혜영 원장(내분비내과 전문의)의 도움말로 건강하고, 올바른 성장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 이럴 때 성장치료가 필요해요

일반적으로 키는 태아기부터 2세까지 급성장하다가 2세부터 사춘기 전까지는 1년에 4~6 cm 정도로 서서히 성장한다. 이후 사춘기에서 15~16세까지 다시 급격히 성장하다가 점차 성장속도가 감소한다. 이러한 정상적인 성장단계를 벗어나는 경우라면 성장장애로 볼 수 있다. ▲같은 연령·성별에서 100명 중 3번째 미만인 저신장인 경우 ▲또래에 비해 10 cm 이상 작은 경우 ▲3~10세의 어린이가 1년에 4 cm 이상 자라지 않는 경우 ▲또래에 비해 키가 작은 편인데 사춘기는 빠른 경우 ▲특별한 이상 소견없이 키가 작은 특발성 저신장의 경우에는 성장클리닉 진료가 필요하다.

◇ 성장장애의 원인 파악이 가장 중요

선천적인 이유, 질환, 외부 환경적 요인 등 성장장애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치료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방사선 검사와 혈액 검사를 바탕으로 골연령과 성장 가능성 여부, 영양상태, 수면시간, 호르몬 결핍, 성장판 손상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해봐야 한다. 골연령은 성장판의 연골이 뼈로 변해가는 모양과 진행 상태를 기반으로 뼈의 성숙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를 토대로 소아나 청소년의 전신 발육 상태를 판별하고, 성인이 되었을 때의 최종 키를 예측해 볼 수도 있다. 특히 골연령과 실제 만 나이를 비교해 성장단계를 파악하여 종합적인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의가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 성장호르몬 주사치료 신중하게 선택해야

대개 저신장의 70~80%는 특별한 질병은 없으나 유전적인 성향 또는 체질적인 문제로 성장이 지연된 경우다. 나머지는 골격계 이상, 염색체 이상, 선천성 대사 이상, 내분비 질환 등의 원인으로 발생한다. 또래에 비해 이차성징이 빨리 나타나는 성조숙증도 키 성장을 방해하기도 한다.

저신장이 성장호르몬 결핍증, 자궁내 성장지연(부당경량아), 터너증후군, 만성 신부전증, 프래더-윌리 증후군 등이 원인이라면 성장호르몬 주사치료를 시행해볼 수 있다. 이때는 의료보험이 적용된다.

특별한 원인이 없이 예측 키가 매우 작아도 성장호르몬 주사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는데 적응증이 되더라도 보험적용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비용부담이 생길 수 있다. 이때 대부분의 부모들이 고민에 빠지게 된다. 각자의 상황, 효용성, 부작용 등을 감안해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만약 성조숙증이 성장장애의 원인이라면 체내 호르몬 농도를 변화시켜 성조숙증을 유발할 수 있는 비만, 환경호르몬,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의 요인을 먼저 개선한다. 상황에 따라 성호르몬 억제제를 이용해 사춘기 지연 치료를 할 수 있는데, 사춘기 발달을 정상 범위에 맞추고 뼈 성숙의 진행을 늦춰 치료 전보다 더 오랜 기간 키가 자랄 수 있게 해준다.

◇ 성장의 중요한 3가지 요소, 숙면·운동·영양

박혜영 원장은 “정상적으로 잘 자라는 아이에게 성장호르몬 주사치료를 먼저 고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때는 키 성장을 저해하는 정확한 원인을 찾아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과 건강상태를 만들어 잠재적인 키를 최대한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때 중요한 요소가 바로 숙면, 운동, 영양”이라고 강조했다.

첫째, 수면은 양보다 질이다. 수면시간보다 숙면을 취할 때 성장호르몬이 잘 나온다. 성장호르몬은 하루 분비량의 2/3가 잠자는 동안 분비되지만 자는 내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숙면 시에 더 많이 분비된다.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 적당한 운동이 도움이 되지만 잠자기 전 격렬한 운동이나 과식은 피하고, TV 시청이나 스마트폰 이용을 삼가야 한다.

둘째, 규칙적인 운동은 성장판에 자극을 줘 키 성장에 도움이 된다. 체력에 맞게 빨리 걷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이나 줄넘기, 농구, 배구 등 뼈를 강화시키고 성장판을 자극하는 운동을 추천한다.

박 원장은 “운동은 매일보다 격일로 하는 것이 좋다. 근육은 운동을 통해 미세하게 손상되고 회복되는 과정을 겪으면서 커지는데 손상된 근육이 회복될 시간이 필요하고, 동시에 운동할 때 분비된 성장호르몬이 성장판의 연골세포가 분화돼 증식할 수 있게 도와줄 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셋째, 균형있는 식단으로 5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한다. 튼튼한 뼈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칼슘이 풍부한 유제품과 비타민D를 잘 챙기고, 근육과 뼈의 성장을 돕고, 성장호르몬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필수아미노산이 함유된 단백질을 꾸준히 섭취해야 한다.

박혜영 원장은 “바른성장클리닉을 통해 단순히 키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아이가 가장 잘 자랄 수 있는 신체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잠재적 성장인자는 키워주고, 위험인자는 바로잡아주는 선별적 처방과 진료를 시행하고, 더불어 소아과, 재활의학과 등과 협진해 바른 자세, 비만 관리, 근육량을 늘리는 건강한 성장치료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힘찬종합병원 바른성장클리닉 박혜영 원장(내분비내과 전문의)이 검사자료를 바탕으로 진료를 보며 치료계획을 세우고 있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제공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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