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서 백조로"…삼성·LG, 전장 사업 성과 '날개' 달았다

강태우 기자 2023. 5. 3.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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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반전 이룬 '하만' 올해 영업익 1조 육박 전망
'흑자' LG전자 VS사업부 "신규 수주 확대로 성장 지속"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태우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수년간 공들였던 전장(자동차 부품) 사업이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거듭났다.

그동안 전장은 '돈 안되는 사업'으로 서자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 1분기 가전·IT(정보통신) 기기 등 전방 산업의 수요 침체와 반도체 한파 속에서도 전장 사업이 준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전자 및 부품회사들은 앞으로도 전기차·자율주행차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맞춰 전장 사업 속도를 올릴 계획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전장 자회사 하만은 올 1분기 매출 3조1700억원, 영업이익 1300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1분기 가운데 최대 실적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8.7%, 영업이익은 30% 증가했다.

지난 2017년 삼성전자가 전장 사업 강화를 위해 9조원대에 하만을 인수한 이후 시너지나 실적은 기대를 밑돌았다. 인수 직후 하만의 영업이익은 △600억원(2017년) △1600억원(2018년) △3200억원(2019년) △600억(2020년)으로 인수 직전인 2016년(6800억원)보다 악화됐다.

하지만 2021년에는 영업이익이 6000억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8800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면서 반전을 만들었다. 증권가에선 올해 9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반도체 사업이 부진한 상황에서 실적 방어 역할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3’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하만 레디케어'를 체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3.1.6/뉴스1

이같은 성장 배경엔 100개 이상인 하만 자회사를 50개 수준으로 통폐합하는 '조직 슬림화'가 영향을 끼쳤다. 또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통신칩, 프로세서, 전력관리칩을 포함한 자동차용 통합 시스템반도체(SoC)와 인공지능(AI)과 같은 소프트웨어(SW)·IT 기술을 접목한 것이 주효했다.

삼성전자는 하만과 '미래형 모빌리티 솔루션'도 선보이고 있다. 지난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에서 하만과 협업한 '레디 케어'(Ready Care)와 '레디 튠'(Ready Tune)을 공개했다.

레디 케어는 머신러닝 기술을 접목해 운전자의 안전을 극대화하는 솔루션이다. 또 레디 튠은 카오디오에 탑재된 사운드 관리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차 안을 콘서트홀로 바꿔준다. 당시 삼성전자 전시관을 찾은 올리버 집세 BMW 회장이 해당 솔루션에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또 하만은 올 초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와 레디 업그레이드 솔루션을 제공하는 파트너십을 맺고 고객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페라리는 해당 솔루션을 탑재한 경주용 차량 '2023 포뮬러 1'을 올해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LG전자도 TV, 노트북 등의 사업 고전과 달리 전장 사업은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27일 실적발표를 통해 VS(전장)사업본부가 매출액 2조3865억원, 영업이익 54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규모다. 수주잔고 역시 올 1분기 80조원에서 올해 말 100조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전자 VS사업본부는 커넥티드카, 전기차 부품, 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등 전장 수요에 힘입어 20%대의 고성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은 2024년부터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LG전자 전장사업은 VS사업본부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자회사 ZKW의 차량용 조명 시스템, 합작법인 LG마그나의 전기차 파워트레인을 '3대 핵심사업'으로 한다.

특히 VS사업본부는 지난해 1분기까지 적자였으나 꾸준한 신제품 개발 및 고객 수주로 '턴어라운드'(실적반등)에 성공했다. 향후에도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전장 경쟁력을 키우고 고객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1분기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올해도 지속적 신규수주 확대를 통해 (전장사업은) 전년비 성장세를 이어나갈 계획"이라며 "전기차 시장의 높은 성장세와 LG마그나 JV(조인트벤처·합작법인) 효과에 힘입어 전기차 부품의 수주잔고 비중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별적 전기, 전자, 통신 분야 핵심기술 기반을 적극 활용해 대화면 디지털 콕핏, e파워트레인 등 고부가가치 신제품을 지속 출시하고 시장 내 입지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자 부품 계열사들도 전장 사업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차량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앞세워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와의 파트너십을 확대하는 중이다. 또 삼성전기와 LG이노텍 역시 차량용 카메라·반도체 기판 등을 키워 전장 사업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burn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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