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1승 영웅이 어쩌다…90억 안경 에이스, 롯데 9연승에도 웃을수 없다

윤욱재 기자 2023. 5. 3.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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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다 쓰러져 가던 한국을 기사회생하게 했던 '영웅'의 모습은 지금 보이지 않는다.

롯데의 '안경 에이스' 계보를 잇고 있는 우완투수 박세웅(28)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롯데가 9연승을 질주하고 있고 나균안이 새로운 토종 에이스로 등장했지만 결국 선발투수진의 중심이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는 박세웅의 호투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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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웅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다 쓰러져 가던 한국을 기사회생하게 했던 '영웅'의 모습은 지금 보이지 않는다.

롯데의 '안경 에이스' 계보를 잇고 있는 우완투수 박세웅(28)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박세웅은 3일 광주 KIA전에서도 4⅔이닝 동안 안타 6개르 맞고 볼넷도 6개를 허용하면서 3실점을 남겼다. 대량 실점을 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다행일 정도. 투구수도 111개로 많았다.

그럼에도 롯데는 7-4로 승리했다. 롯데가 파죽의 9연승을 질주하면서 단독 선두로 뛰어 올랐는데 박세웅은 혼자 웃지 못하고 있다. 아직까지 1승 조차 거두지 못했고 1패 평균자책점 5.25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 전부다. 5경기에서 24이닝 밖에 던지지 못한 박세웅은 피안타가 37개에 달하고 볼넷도 13개로 많은 출루를 허용하고 있다. 거의 이닝당 2명 이상의 주자를 꼬박꼬박 출루를 허용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 나균안은 33⅔이닝 동안 494구를 던졌는데 박세웅은 24이닝에 492구를 던졌다. 그만큼 타자를 잡는데 애로사항이 많다는 뜻이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박세웅은 WBC 대표팀의 '구세주'였다.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호주와 일본에 연패를 당하면서 고개를 숙였는데 박세웅이 체코전에 선발투수로 나와 4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 대표팀에 귀중한 첫 승을 안긴 것이다.

롯데에서도 박세웅이 태극마크를 달고 호투를 펼친 것에 반색했다. 당시 래리 서튼 롯데 감독도 "국제무대에서의 좋은 활약이 자랑스럽고 선수 본인도 자긍심을 가질 것이다. 단순히 국가대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2023시즌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기대감을 보였던 터. 롯데가 올 시즌을 앞두고 박세웅과 5년 총액 90억원에 다년 계약을 맺은 것도 그만큼 박세웅이라는 투수에 대한 믿음이 확고했기 때문이다.

▲ 박세웅 ⓒ롯데 자이언츠

그러나 막상 정규시즌이 개막하자 박세웅은 대표팀에서 보여준 모습을 재현하지 못하고 있다. 140km 후반대 패스트볼을 던지면서도 스트라이크 확률이 떨어진다. 이러니 매 경기 어려운 승부를 펼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WBC 후유증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세웅 뿐 아니라 WBC 대표팀을 다녀온 뒤 고전하는 선수들이 있어서다. 박세웅은 올 시즌 개막에 앞서 "원래 스프링캠프부터 몸을 빨리 끌어 올리는 스타일"이라면서 "WBC를 치렀기 때문에 경기 감각은 문제 없다"라고 자신감을 보였지만 분명 예년과 다른 일정을 소화한 것은 사실이었다.

롯데가 9연승을 질주하고 있고 나균안이 새로운 토종 에이스로 등장했지만 결국 선발투수진의 중심이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는 박세웅의 호투가 절실하다. 또한 군 문제가 걸려 있는 박세웅은 올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해야 하는 분명한 목표도 있다. 이제 정규시즌이 개막하고 한 달 여가 지났을 뿐이다. 원래 박세웅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는 시간은 충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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