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알칸타라 기대해도 좋다" 20승 에이스의 귀환, '가족의 힘으로' 더 강해진다

잠실=안호근 기자 2023. 5. 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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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잠실=안호근 기자]
두산 알칸타라가 2일 한화전 승리 후 두 아들 앞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우리가 알던 그 '20승 투수' 라울 알칸타라(31·두산 베어스)가 완벽히 돌아왔다. 이젠 더 이상 의심할 필요가 없다는 걸 보여줬다.

알칸타라는 2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3피안타 2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개막 후 줄곧 이승엽 감독의 무한 신뢰를 받은 에이스는 이따금씩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선발로서 최소한의 역할을 다하려 노력했고 이날도 계산이 서는 선발로서 팀 승리를 지켜냈다.

3년 전 20승을 거뒀던 검증이 필요없는 투수라고는 하나 지난 2년 간 일본프로야구(NPB)에서 활약은 다소 아쉬웠다. 과거와 같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우려가 없었던 건 아니다.

개막전 선발로 낙점받았지만 4이닝 4실점하며 무너졌다. 그러나 이후로는 점점 좋아졌다. 지난달 26일 삼성 라이온즈전 6이닝 1실점하고도 타선 지원 없이 패배를 떠안은 뒤 이승엽 감독은 "어제 경기 끝마치고도 투수 코치하고 알칸타라에게 '너무 아깝지만 상심하지 말라고 하라'고 했더니 그 정도 마인드가 아니라고 괜찮다고 하더라"며 "아주 대인배적인 성격도 가졌다. 모든 판단은 시즌 끝나고 하겠지만 지금 봐서는 한 순간에 무너질 투수는 아니"라고 믿음을 보였다.

이날은 5회까지 위기도 없었다. 1회초 맞춰잡는 투구로 8구 만에 마치더니 2회엔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결정구로 활용해 삼진 2개를 잡아내며 다시 한 번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3,4회에도 단 한 타자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알칸타라. /사진=두산 베어스
효율적인 투구로 5회에도 힘이 잔뜩 실려 있었다. 강력한 속구를 앞세워 한화 중심타선을 내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회 2사에서 이유찬이 땅볼 타구를 잡아내지 못하며 퍼펙트가 깨졌다. 실책으로 기록해 노히트노런 도전은 이어갈 수 있었지만 아쉬움이 남는 수비였다. 이후 이진영마저 삼진으로 잡아내며 KKK로 이닝을 마쳐 아쉬움은 더욱 짙을 수밖에 없었다.

6회 위기를 맞았다. 아웃카운트 2개를 쉽게 잡아냈으나 오선진과 정은원에게 안타를 맞고 2사 1,2루에 몰렸고 이후 시속 150㎞ 속구가 노시환의 어깨를 강타하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스스로도 당황스러워하며 파스를 뿌리고 1루를 출루한 노시환을 향해 연신 자신의 가슴을 치며 미안함을 나타냈다.

그러나 승부 앞에선 흔들리지 않았다. 만루에서 한화에서 가장 강한 타자 채은성을 만났지만 2루수 직선타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렸다. 7회에도 2사 1,3루에서 오선진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92구 째를 끝으로 이날 임무를 마쳤다. 7회말 타선이 2점을 더하며 부담을 내려놓고 정철원에게 공을 넘길 수 있었다. 시즌 3승(2패) 째를 챙길 수 있었다.

이날 속구 최고 시속은 154㎞, 평균은 151㎞에 달했다. 공의 힘이 워낙 좋았고 72.8%(67/92)가 스트라이크로 기록될 만큼 공격적인 투구를 펼치며 한화 타선을 잠재웠다. 커브(3구)도 섞긴 했지만 위력적인 속구(48구)를 중심으로 슬라이더(21구)와 포크볼(20구)로 한화 타선을 요리했다.

이승엽 감독은 경기 후 "알칸타라가 에이스답게 시종일관 위력적인 피칭을 했다. 포수 양의지와의 호흡도 좋았다"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시즌 초반 다소 흔들리기도 했으나 알칸타라는 2020년 좋았을 때로 돌아온 듯 보였다. 6경기에서 35이닝, 평균자책점(ERA) 1.80에 불과했다. 탈삼진도 44개로 리그 3위다. 무엇보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3자책점 이하)가 4회로 리그 3위에 달한다는 게 반갑다. 첫 경기와 수비 실책으로 인한 불운이 따랐던 한 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4경기에서 모두 제 몫을 해냈다.

호수비를 펼친 강승호(오른쪽)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알칸타라. /사진=뉴스1
이제야 적응을 한 것일까. 알칸타라는 "적응의 문제라는 게 한국야구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일본에 있을 때 중간 계투로 활약을 했기 때문에 선발로 다시 몸을 적응시키는 과정 중에 하나였다"며 "지금 몸 상태는 매우 좋다. 2020년에 알카타라를 기대하셔도 좋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보다 세밀한 야구를 펼치는 일본프로야구(NPB) 무대 경험은 큰 도움이 됐다. 그는 "좋은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다양한 구종을 보고 그쪽 야구를 배우면서 속구와 포크볼뿐만이 아니라 다른 구종들도 언제 어떻게 던져야 되는지 경험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초반 결정구로 포크볼과 슬라이더를 많이 던졌던 알칸타라는 "포크볼도 중요하지만그만큼 좋은 구종인 속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공(공인구)이 달라져서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했는데 지금 포크볼을 던지는 감은 매우 좋다"고 전했다.

두 아들은 인터뷰 내내 자랑스런 아버지를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알칸타라는 가족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나타냈다. "아이들은 일본이나 한국이나 내가 있으면 항상 즐거워한다"며 "한국에 와서 아이들은 가끔 야구장에 와서 같이 야구도 하고 내가 경기하는 날 경기장도 오는 등 가족들과 지내는 부분에서 엄청난 행복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두 아들 로만(6)과 빅토르(4)는 아버지가 KBO리그 투수인걸 알고 있을까. 그는 "알고 있는 것 같다. 아침마다 와서 '아빠는 최고야'라고 말을 해 주는데 이 아이들이 내겐 큰 동기부여가 되는 존재"라며 "이런 말을 해 줌으로써 나는 아침에 더 열심히 운동을 하고 싶고 더 좋은 투수가 되고 싶고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두산엔 개막 후 개점휴업 중이던 딜런 파일도 돌아온다. 잘 던지던 최승용을 불펜으로 이동시키며 이승엽 감독이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을 정도로 선발진은 잘 굴러가고 있다. 그 중심축으로서 알칸타라의 모범적인 활약에 이승엽 감독은 더욱 흐뭇할 수밖에 없다.

승리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알칸타라(왼쪽에서 3번째). /사진=뉴스1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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