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수출시장, 중·러가 79% 장악… "한·미, SMR 협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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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원전 수출 시장을 러시아와 중국이 장악하고 있어 한국와 미국의 원전동맹으로 이를 돌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으로 우리나라 에너지·건설 분야 기업과 미국 SMR 분야 혁신기업과의 협력의 물꼬는 트인 상황"이라며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고 SMR을 중심으로 세계 원전 시장 위상 회복을 위해 동맹국과 협력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도 실리와 명분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액션플랜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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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법무법인 광장 전문위원인 박상길 박사에게 의뢰한 '한미 원자력 민간 협력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3개국에서 건설 중인 수출 원전 34기 중 러시아 건설 비중은 23기로 전체의 약 68%를 차지한다.
러시아 국영기업 로사톰은 로사톰은 원전 건설 외에 자금 지원, 우라늄 농축, 운영 및 유지보수 등 신규 원전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국가가 필요로 하는 모든 옵션을 '원스톱 패키지'로 제공, 현재 43개국과 직간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은 3대 국영기업인 CNNC, CGN, SPIC 중심으로 원전 수출이 추진되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에 비해 원전 수출 후발주자지만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규모의 경제와 국가 주도의 강력한 해외 진출 정책에 힘입어 자체개발 원전인 '화룡 원'을 파키스탄에 이어 최근 아르헨티나에 수출하는데 성공했다. 카자흐스탄과는 우라늄 협약을 맺어 국내외 원전 확대를 위한 안정적인 원전 연료 공급망 기반 구축에도 착수했다.
반면 미국에서 원전 수출은 대부분 민간기업의 몫이었다. 정부의 역할은 기업이 해외에 원전을 수출할 때 핵 확산방지 기준을 충족하는지 심사하는데 그쳤다. 세계 우라늄 농축시장의 주도권도 러시아에 넘겨줬다. 최근 범정부 차원의 원전 연료를 포함한 원전 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 마련, 동맹국과의 원전 수출 협력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어 한국도 적극적인 공동전선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의 세계 원전 시장 확장을 견제하기 위해 지난해 '퍼스트 프로그램'을 가동했으며 한국은 지난해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해당 프로그램 지원을 공식화했다. 자체적으로 원전 시공 및 운영 분야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별도 프로그램을 개발해 미국 주도의 퍼스트 프로그램과 보완적으로 운영, 소형모듈원전(SMR)의 제3국 수출 공동추진 등을 고려해야 한다.
연료 공급망 공동구축도 필요하다. 미국은 SMR의 연료로 쓰이는 '핼리우(HALEU, 고순도·저농축 우라늄)'의 안정적 확보를 에너지·국가 안보 확보 차원에서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지만 수급을 러시아 로사톰의 원전 연료 자회사인 테넥스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한국은 핼리우에 적합한 농축도의 원전 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핼리우 농축시설 자체건설은 어렵지만 미국 내 대규모 핼리우 농축시설 건설사업에 지분투자 또는 EPC 형태 기여할 수 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으로 우리나라 에너지·건설 분야 기업과 미국 SMR 분야 혁신기업과의 협력의 물꼬는 트인 상황"이라며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고 SMR을 중심으로 세계 원전 시장 위상 회복을 위해 동맹국과 협력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도 실리와 명분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액션플랜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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