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재즈축제, 예술도시 몬트리올의 매력 [함영훈의 멋·맛·쉼]

2023. 5. 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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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함영훈 여행선임기자] 몬트리올 하면, 여러분은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손기정 이후 40년만의 양정모 첫 금메달 순간, 몬트리올 올림픽이 생각날 겁니다. 한국드라마 ‘도깨비’를 촬영한 퀘벡주 소속 도시라는 점도 빼놓을 수는 없습니다.

세계지리 백과를 일별한 분이라면, 영국과 프랑스가 캐나다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하게 싸운 격전지, 프랑스 문화로 캐나다의 절반을 장식하는데 중심적 역할을 했던 도시, 캐나다의 근대적 산업과 물류를 일으킨 경제도시라는 점을 떠올리실 겁니다. 몬트리올은 한때 캐나다 제1도시였었죠. 최고의 자리에서 내려온 것은 대한민국에 해방후 첫 금메달을 안겨준 올림픽 빚이 한 몫 했다는 분석도 있더군요. 그런데 말입니다. 몬트리올은요.

몬트리올 재즈 페스티벌
몬트리올 재즈 페스티벌 헤드라이너 3인 중 하나인 멜로디 가르도

▶알고보면 예술 도시, 세계최대 재즈 축제= 실제로 가보면 휴식과 예술의 도시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습니다. 저는 초겨울에 다녀왔어도 몬트리올이 캐나다의 경제중심이었다는 이미지 보다는 문화,예술,휴양.쇼핑의 도시라는 느낌을 확연히 받았습니다.

서울의 남산 같은 몽루아얄 생태공원의 건강한 수목, 해맑은 시민, 힐링하는 여행자 모습들이 싱그럽고, 피렌체의 머리 큰 두오모 보다 더 높고 웅장한 초록색 대두(大頭) 교회당, 몬트리올 성 요셉 성당이 품은 생명존중의 인문학이 감동적이랍니다. 성요셉 성당엔 지팡이를 짚고 왔다가 치유의 기쁨을 맛본 사람들이 두고 간 지팡이가 높은 탑 처럼 쌓여있지요.

올드포트에 늘어선 푸드트럭과 청년들의 재잘거림, 버라이어티 휴식 놀이 공간 엘렌섬, 올드타운 노트르담 바실리카 성당 앞 설치 미술과 젊은이들의 인증샷 놀이 등 젊음, 예술의 아이콘이 21세기 몬트리올을 장식합니다. 5~6개월전 노트르담 왼쪽 고딕탑 부분 수리중이었는데, 이젠 다 보존정비되었겠네요.

6월말에서 7월초에는 몬트리올은 문화예술 도시라는 명제에 화룡점정을 찍는 축제가 열립니다. 몬트리올의 문화예술 열정을 제대로 흡입하는 몬트리올 국제 재즈 페스티벌(Festival international de Jazz de Montreal)이 열리는데, 세계 최대입니다. 재즈 분야 월드컵이죠.

페스티벌은 오는 6월 29일부터 7월 8일까지 10일간 개최됩니다. 드라마 ‘도깨비’를 통해 우리에게도 친숙한 캐나다 퀘벡 주는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큰 재즈 페스티벌’을 열어, 30개국에서 온 3000명의 세계적인 거장과 유망한 신예 뮤지션들이 화려한 축제의 무대를 장식하게 된다고 공표했습니다.

다이애나 크롤

▶그래미상의 크롤 등 최고스타의 출격= 이번 43회 라인업이 쟁쟁합니다. 멀티 그래미 어워드 수상자 ‘다이애나 크롤’, 독창적인 미국 재즈 보컬리스트 ‘멜로디 가르도’, 재즈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 중 한 명인 ‘조지 벤슨’ 등이 헤드 라이너로 선정되었습니다. 기대감이 어느 해 보다 큰 이유입니다.

조지 벤슨

재즈 장르에 대해 수월하게 입문해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얻습니다. 몬트리올 재즈 페스티벌은 재즈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재즈 아닌 음악도 다 와도 돼”라는 포용적 자세로,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의 음악과 어우러집니다. 재즈 이외에도 라틴, 블루스, R&B, 팝 등의 음악 장르를 아우르며 약 150개의 유료 실내 공연과 350개 이상의 무료 야외 공연이 진행됩니다. 구색이 많으니, 취향 저격하는 곳으로 발췌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혹시 내가 티켓구매로 간택한 신예가 나중에 뜰지도 모르니, “지금은 뽀송뽀송 순진소년 같지만, 나중엔 내가 쳐다보지도 못할 대스타가 될지도”라면서 그의 실험정신, 창의성, 음악성, 대중어필 가능성을 잘 봐둡니다.

실내 공연 티켓을 끊지 못했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어요. 찬란한 햇살과 상쾌한 공기, 몬트리올 시내 풍경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야외 공연은 색다른 현지의 생동감을 흡입할 기회를 줍니다.

몬트리올 재즈 페스티벌 라인업

▶몬트리올 미식 로드= 몬트리올은 프랑스의 영향으로 인해 ‘미식의 도시’라고 하지요. 그보다는 다문화 포용적 문화때문에 세계 어디서 와도 낯선 맛은 없어요. 특히 아시아 친화적 식단도 아시아 아닌 어느 나라 보다 풍족합니다.

몽레얄과 연관된 몬트리올의 어원은 원주민 언어인데, 원주민과 연합전선을 펼쳐 영국에 대항하고, 미국과 전투를 벌이는 등 애초부터 이민족간 화합의지가 어떤 이민국보다 강했던 캐나다이고, 특히 퀘벡주였습니다. 아시아 사람들도 존중하는 가운데, 기술이 좋인 한국인은 요즘 토론토, 몬트리올에서 파격적으로 우대하고 있답니다. 문화접변의 첨병은 음식인데, 당연히 한국인 입맛에 맞지요.

브런치 레스토랑인 ‘엑스펙타씨옹 콤플렉스 데쟈뎅’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캐나다관광청은 전합니다. 대표 메뉴인 클래식 베네딕트는 촉촉한 잉글리시 머핀에 싱싱한 햄과 볶은 시금치 그리고 진한 체다 치즈에 갓 만들어낸 수란과 홀랜다이즈 소스를 올린다고 합니다. 저는 이곳에 안가봤어요. 관광청이 전한 레시피 개요만 봐도, 음식 구색이 얼마나 포용적이고 퓨전적인지 짐작이 갑니다.

만약 페스티벌 장소 내에서 간단한 주류를 즐기고 싶다면 ‘재즈 칵테일 워크숍’도 많다고 하네요. 재즈축제기간이 아닌 때에, 나는 올드포트 푸드트럭과 올드타운 테라스 식당들을 가보았는데, 재즈라는 이름이 붙은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거든요. 아마 재즈 축제라서 특설 코너들이 늘어나나 봅니다. 공연을 즐기기 전 ‘라 트라베르세(La Traversée)’에 들러 원하는 칵테일을 즐겨보는 것도 좋다고 합니다.

몬트리올 재즈 페스티벌을 품고 있는 캐나다 퀘벡 주는 캐나다에서 가장 넓은 주입니다. 역사, 문화, 대자연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국제도시와 동화 속 그림 같은 소도시가 공존합니다.

최근 부쩍 늘어난 젊은이 친화 공간, 시민-여행자 모두를 위한 문화예술 인프라가 경제도시를 좀더 우아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기네스북에 오른 재즈 페스티벌은 문예도시 몬트리올의 중심 아이콘이고요.

6말7초면 재즈마니아는 비행기표부터 확인해야 할 것 같네요. 요즘은 일부러 갈아타는 분들도 많던데, 바로 가든, 모로 가든, 최고 재즈의 향연을 품는 건 피차일반이지요. 몬트리올 갔으면 당연히 퀘벡시티도 가서, 도깨비 처럼, 문 한번 열어 서울 곧장 가는 시도도 해봐야겠지요. 나이아가라 보다 낙차가 높은 몽모렌시폭포, 첫상륙자 질병검증 격리소였다가 이젠 부촌이 된 오를레앙섬의 전원풍경도 빼놓지 마시고요.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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