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수록 적자’ LCD 가격, 2분기 평균 12% 상승할 듯… 공장 가동률 감소 영향

최지희 기자 2023. 5. 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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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LCD TV 패널 가격 4~10% 상승
2분기 평균 가격 12% 오를 전망
박리다매 中업체들, 생산 줄인 영향
업계 “이익 보려면 아직 멀어”
LG디스플레이, LCD 사업 출구 전략 속도

팔면 팔수록 손해인 LCD(액정표시장치) TV 패널 가격이 올해 2분기 들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LCD 패널값이 사상 최저점을 찍은 뒤 패널 제조사들이 일제히 감산에 나선 영향이다. 다만 글로벌 TV 수요가 회복된 것은 아니기에 패널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 상승세가 다시 둔화할 전망이다. 중국발(發) 저가 물량 공세에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LG디스플레이는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LCD 사업 비중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 ‘역대 최저 가격’ 작년 9월比 30% 넘게 올라

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와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지난달 모든 크기의 LCD TV 패널 가격이 전달보다 4~10% 상승했다.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패널은 55인치로, 96달러에서 106달러로 약 10% 올랐다. 역대 최저를 찍은 지난해 9월(81달러)과 비교하면 약 31% 상승했다. 65인치 가격도 전달보다 약 7%, 작년 9월보다는 약 38% 오른 153달러를 기록했다. DSCC는 “5월에도 LCD 패널 가격이 2~5%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여 2분기 평균 가격은 전분기 대비 12% 상승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LCD TV 패널 가격은 코로나19 특수 이후 TV 수요 절벽과 중국 업체들의 ‘박리다매’ 전략으로 지난해 9월 바닥을 친 이후 소폭 상승하다 지난달부터 크게 오르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LCD 패널 업체들의 이익이 안정적으로 났을 때 55인치 패널 가격은 100달러대 중후반이었다”며 “지난달 간신히 100달러를 넘긴 수준이기 때문에 가격이 훨씬 더 올라야 패널 업체들이 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래픽=정서희

◇ 공급 줄어 쌓인 재고 소진… “수요 여전히 부진”

올 2분기에 가격 상승 폭이 커진 건 글로벌 패널 제조업체들이 반년 넘게 공장 가동률을 낮게 유지하면서 공급망 재고가 소진됐기 때문이다. 세계 LCD TV 패널 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지난해 3분기 65%까지 낮아진 뒤 올해 1분기에도 70%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수년간 원가 이하로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 LCD를 대량 공급해온 중국 업체들은 대부분 작년 중반 가동률을 1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낮췄다. LG디스플레이의 LCD 공장 가동률도 50%대로 낮아졌다.

하지만 패널 가격이 오르자 중국 패널업체들이 공급을 빠르게 늘리고 있어 올 3분기부터 LCD 가격 상승세는 둔화할 전망이다. DSCC는 “LCD 가격 흐름은 공장 가동률 패턴과 유사하다”며 “LCD TV 패널 공장 평균 가동률이 다시 79% 수준으로 급등하고 있어 패널 가격 상승 압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2분기 패널 가격 인상은 패널 제조업체들에게 반가운 소식이겠으나, 당분간 업계의 생산능력은 여전히 예상 수요를 훨씬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LG디스플레이, LCD 공장 매각 등 출구 전략

국내 업체들은 중국발 치킨게임에서 발을 빼고 LCD 출구 전략을 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6월 LCD 생산을 완전히 중단했고,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2월 경기도 파주 공장의 LCD TV 패널 생산을 종료하고 중국 광저우 공장에서만 소량 생산 중이다.

올 1분기 LG디스플레이 전체 매출 가운데 LCD 패널 비중은 55%에 달했다. 장기적으로 업황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적고 수주가 활발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대체해 나가겠다는 게 LG디스플레이의 계획이다. 김희연 LG디스플레이 경영전략그룹장(전무)은 지난달 26일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중국 8세대(2200×2500㎜) LCD 팹(공장) 가동률은 50% 수준으로 낮춰 운영하고 있다”며 “가동을 종료한 국내 7세대(1950×2220㎜) LCD TV 팹은 설비 매각 추진 중이며, 그 외 나머지 (LCD) 공장들에 대해선 용도 전환이나 매각, 전략적 파트너십 등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범용 LCD 출구 전략을 지속 추진하고 있으나, 부진한 업황과 경쟁 구도 탓에 자산 매각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며 “다행히 TV 시장 수요 둔화가 막바지에 달했고 재고 축적과 판가 상승의 선순환 사이클이 서서히 진행되고 있어 내년 안정적인 턴어라운드(사업 반등)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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