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發 주가폭락 가스 3사… 삼천리 대주주만 안 판 이유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매도 폭탄으로 급락한 8개 회사 중 서울가스(서울도시가스), 대성홀딩스, 삼천리 등 도시가스 공급업 관련 회사가 3곳이나 포함된 가운데, 삼천리에서만 특별한 지분 변동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가스와 대성홀딩스는 서울가스 주가가 급등한 시기에 주식을 대거 처분해 사전에 특정 정보를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천리는 지난 2021년 12월 30일 종가가 주당 9만800원이었지만, 꾸준히 상승해 지난달 7일에는 사상 최고가인 52만4000원까지 급등했다. 폭락 직전일인 지난달 21일 종가도 49만7500원을 기록했다. 2021년말 대비 448% 상승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삼천리 최대주주인 이씨가(家)와 유씨가는삼천리의 주식을 단 한 주도 매도하지 않았다. 동업 관계인 이씨가와 유씨가는 작년말 기준 전체 주식의 39%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과 한국증권금융을 제외하고는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투자 주체가 없다.
삼천리는 삼천리자산운용, 에스퓨처스 등 증권가 흐름에 민감한 계열사를 복수로 보유해 자본시장의 흐름을 잘 알 수 있다. 삼천리는 지난해 주가 급등기에 투자자 등에게 “주가 급등에 뚜렷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닌 만큼 주식 투자에 유의하기 바란다”는 경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삼천리 최대주주 일가의 신중한 움직임의 배경으로 이장균, 유성연 창업주가 1955년 창업한 이후 지금까지 양가가 지켜온 동업원칙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천리그룹은 경기도와 인천 지역의 도시가스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삼천리 계열과 인도네시아 및 호주 등 해외를 중심으로 석탄산업을 진행하는 삼탄(에스티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 계열로 구분된다. 이씨가와 유씨가가 두 계열의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삼천리와 에스티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의 지분을 똑같이 보유하고 주요 의사 결정은 함께 의논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이씨가는 삼천리를, 유씨가는 에스티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을 경영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대주주 지분 변동인 2020년 8월에도 양가는 이 원칙을 지켰다. 이씨가는 2세인 이만득 회장이 8.34%, 3세인 이은백(고 이천득 부사장 장남) 사장이 삼천리 지분 9.18%를 보유하고 이 회장의 세 딸인 이은희, 이은남씨와 이은선 전무가 각각 0.67%를 보유하며 79만1595주(지분율 19.5%)를 보유 중이다.
유씨가는 2세인 유상덕 에스티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 회장 6.46%, 유 회장의 누나 유혜숙씨 3.88%, 3세인 유 회장의 차남 유용욱 에스티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 실장이 9.18%를 보유해 역시 79만1595주(지분율 19.5%)를 갖고 있다. 양가의 경영권 승계가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는 3세인 이은백 사장과 유용욱 실장이 보유한 주식도 각각 36만8496주로 똑같다.
두 가문은 2010년 삼탄이 계열사 지분을 조정하기 위해 보유하던 삼천리의 주식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양가가 보유한 주식수를 똑같이 맞추기 위해 단 1주를 장외에 매물로 내놓아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삼천리 관계자는 “경영진은 회사가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길 바랄 뿐”이라며 “주식이 오른다고 팔거나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나쁜 의도를 가진 작전 세력 때문에 회사 이미지에 악영향이 있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라고 덧붙였다.
서울도시가스의 김영민 회장과 대성홀딩스는 지난달 하순 SG증권발 매도 폭탄으로 주가가 폭락하기 전 서울도시가스의 주식을 대규모로 처분해 주목을 받았다. 이는 2001년 창업주 사후 형제간 계열분리 후 양측이 진행한 첫 대규모 매도였다.
서울도시가스와 대성홀딩스는 대성그룹에서 분리된 형제기업이다. 2001년 창업주 김수근 대성그룹 회장이 별세하자 그의 자녀들은 경영권 분쟁 끝에 그룹사들의 지배권을 나눠가졌다. 장남인 김영대 회장은 대성산업을, 차남인 김영민 회장은 서울도시가스를, 삼남인 김영훈 회장은 대구도시가스(현 대성홀딩스)를 각각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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