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철책도 AI가 관리' 軍 본격 연구… 이르면 연내 시범운용

허고운 기자 2023. 5. 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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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청·육군 등 잇달아 과학화경계시스템 관련 연구용역 발주
육군 7사단 장병들이 철책을 따라 이동하며 정밀점검을 하고 있다.(육군 제공)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군 당국이 최전방 철책 경계작전 강화를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는 연구를 본격 시작했다. 월책(越柵)의 근원적 차단을 위한 새로운 구조물과 AI 기반 감시체계를 통합한 철책도 이르면 연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3일 군 당국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최근 '첨단과학기술 기반의 과학화경계시스템 발전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이 연구는 과학화 경계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는 첨단과학기술을 파악하고 추후 군이 어떻게 전력화할지에 대한 로드맵을 마련하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오경보 감소 등 효율적인 과학화경계시스템 도입을 위한 AI 기술 도입 필요성이 대두돼왔지만 실질적으로 필요한 기술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가 없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이를 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특히 상황인식·행동인식 알고리즘 등 AI 분석을 통해 경계 작전을 강화할 방법을 모색하고, 군 환경에 적합한 통제·관제 시스템 발전 방안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최전방 철책 경계에 AI를 적용할 기술로는 '오토 라벨링'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기술은 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철책에서 발생하는 각종 상황을 AI가 분석해 경보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사람이 수작업으로 스틸컷 이미지를 분석하는 것에 비해 속도가 빠르고 정확도도 높다.

군 당국은 또 AI가 다양한 센서·카메라를 통해 수집한 물체들의 움직임을 스스로 학습해 결론까지 도출하는 기술도 앞으로 과학화경계시스템에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AI가 축적한 데이터베이스(DB)가 커질수록 감시 대상의 이동 경로·행동 패턴 분석에 대한 신뢰도 또한 높아진다.

최전방 철책 경계를 담당하는 육군도 최근 자체적으로 '월책 차단을 위한 혁신적 GOP 경계 플랫폼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육군 7사단 장병들이 GOP초소에서 경계작전 근무를 서고 있다.(육군 제공)

군 관계자는 "유·무인 복합체계를 적용해 GOP 경계 시스템을 개선하는 계획을 포함한 '국방혁신4.0'(윤석열 정부의 국방개혁안) 계획을 수립 중"이라며 "이 시스템엔 AI와 드론, 로봇 등이 철책을 경계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GOP 무인화를 위해선 첨단기술을 적용한 AI 기반 탐지·감시·감지·결심·타격체계로의 개선과 함께 월책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GOP 철책의 혁신적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현재 전방의 GOP 철책은 3중으로 돼 있고, 감지 센서·고성능 카메라 등으로 주변 이상 움직임을 실시간 감지할 수 있는 과학화경계시스템이 운용되고 있다. 그러나 육군은 월책 사건이 종종 발생하고 있는 점을 감안, 앞으로는 월책을 생각지도 못할 수준의 시설물을 만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군 관계자는 "차기 GOP 경계 플랫폼은 월책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형태와 재질, 높이를 반영하고 AI 기반 감시·감지체계와 경계등·경고방송을 통합해 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육군은 차세대 철책 설계 요구조건으로 △맨몸으로 잡고 딛고 매달릴 수 없어야 함 △등반장비 및 자석·흡착기를 사용할 수 없어야 함 △월책이 제한되는 높이 또는 형상으로 월책시 정상적인 활동이 제한돼야 함 △절단·파손·굴토에 의한 통과가 제한돼야 함 등을 제시했다.

군 당국은 과학화경계시스템에 AI를 적용하는 방안과 차기 경계 플랫폼에 대한 연구를 올해 안에 마무리해 최전방 부대에서 시범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범운영 뒤엔 그 효과를 검증하고 모든 GOP 철책에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AI 등 첨단기술이 적용된 과학화경계시스템이 도입되면 사소한 움직임도 놓치지 않고 관측·보고하는 '완전작전'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그동안 철책 경계에 투입됐던 병사들이 장비 관리나 북한군 귀순·침투 등 실제 상황 발생시 대응에 좀 더 집중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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