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점 줘도 돼, 네 공을 던져" 흔들린 끝판왕, 선배는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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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투수 오승환이 변화를 통해 부활을 노린다.
삼성은 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 오승환을 선발투수로 내세울 예정.
올 시즌 10경기는 물론 데뷔 후 620경기 모두 불펜투수로 출장했던 오승환은 프로 19년차에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4살차 형이자 함께 선수 생활을 하며 철벽 불펜을 만들어온 선배, 그리고 현재 삼성 투수코치로 오승환을 지켜봐온 정현욱 코치는 오승환을 살리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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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삼성 라이온즈 투수 오승환이 변화를 통해 부활을 노린다.
삼성은 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 오승환을 선발투수로 내세울 예정. 올 시즌 10경기는 물론 데뷔 후 620경기 모두 불펜투수로 출장했던 오승환은 프로 19년차에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오승환은 올 시즌 10경기에 나와 1승1패 4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 중이다. 10이닝 동안 벌써 홈런 2방을 맞았고 2차례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310, WHIP는 1.80까지 올라갔다. 8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4번 밖에 세이브를 달성하지 못했고, 마무리 투수로서 치명적인 승계주자 실점률도 0.667(9명 중 6명)이나 됐다.
2005년 프로 데뷔 후 통산 374세이브. KBO 세이브 기록은 모두 세워왔던 '돌부처' 오승환은 역대 최초 통산 400세이브를 눈앞에 두고 흔들리고 있다. 20일 결국 마무리 자리를 내놓고 중간투수로 보직을 옮겼지만 불안함은 여전했다.
4살차 형이자 함께 선수 생활을 하며 철벽 불펜을 만들어온 선배, 그리고 현재 삼성 투수코치로 오승환을 지켜봐온 정현욱 코치는 오승환을 살리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정 코치는 박진만 감독에게 오승환을 선발로 내보내 긴 이닝 던지면서 밸런스를 찾게 하자고 제안했다.
짧은 이닝에 큰 압박감을 가져야 하는 불펜 자리와 다르게 긴 호흡으로 많은 공을 던지는 선발 자리는 1~2실점 정도는 여유가 있다. 오승환이 아무리 불펜에서 몸을 푼다 해도 실전과는 다르기 때문에 많은 공을 던져보기에는 선발이 적합하다. 다만 40살이 넘은 오승환이 갑자기 평소 던지던 20구 내외에서 2~3배 투구수를 소화할 수 있을지 우려가 생긴다.
2일 구단에 따르면 박 감독은 "본인은 5회까지 던지겠다고 한다"면서도 "계획은 최대 60개다. 5이닝까지 막아주면 최고겠지만 선발투수보다 첫 번째 투수, 오프너 개념"이라고 신중하게 접근했다.
박 감독은 정현욱 코치의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에 대해 "정현욱 코치도 선수 시절 이런 적이 있었다. 오승환 선수는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존재"라고 말했다.
정 코치도 구위가 불안하던 2012년 6월 8일 문학 SK전에 선발로 나와 4⅔이닝 3실점한 바 있다. 전문 불펜투수였던 정 코치는 당시 4년 만에 깜짝 선발로 등판했다. 당시 선발 등판 전까지 시즌 20경기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4.70을 기록 중이던 정 코치는 SK전 다음날부터 시즌을 33경기 2승3패 1홀드 평균자책점 1.80으로 마쳤다.
이처럼 좋은 기억을 갖고 있는 정 코치는 "오승환 선수가 최근 결과가 안 좋다보니까 마운드에서 위축이 된다. 점수를 좀 줘도 괜찮은 상황에서 던지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며 "점수를 안 줘야하는 상황에서 점수를 주고 있는 상황이니까 여유도 안 생기고 쫓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선발로 나가면 점수를 몇 점 줘도 되니까 자신의 공을 던지자고 했다"며 후배의 부활을 바랐다.
오승환은 박 감독의 말대로 삼성 마운드의 대들보이자 꼭 필요한 존재다. 구단 이미지 중 하나가 된 오승환이 흔들린다는 건 곧 삼성의 뒷문이 활짝 열린다는 것. 박 감독과 정 코치 뿐 아니라 구단 모두가, 오승환이 '선발 부업'을 통해 다시 자신의 밸런스와 자신감을 모두 찾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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