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설 인터뷰]생존 원하는 승격팀 대전하나…베테랑 오재석의 바람 "회장님이 더 힘 실어주신다면…"
[스포티비뉴스=대전, 이성필 기자] "잔류 그 이상의 목표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주역인 오재석(33, 대전 하나시티즌)은 선수 생활의 상당 기간을 일본 J리그에서 보냈다. 2010년 수원 삼성, 2011~2012년 강원FC에서 뛴 뒤 2013년부터 2020년까지 감바 오사카의 측면 수비를 책임졌다. FC도쿄, 나고야 그램퍼스 등에서 잠시 뛰면서 그의 가치를 스스로 높였다.
30대에 접어들면서 오재석은 K리그1으로 돌아와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두 시즌을 보냈다. 2021년에는 26경기를 소화했고 지난해에는 부상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면서도 외곽에서 선수들의 사기를 높였다.
무리해서 뛰었다면 은퇴 위험까지 있었다. 그만큼 오재석의 2022년은 힘들었다. 그래서 고민하다 대전 하나시티즌 유니폼을 입었다. 승격팀이라는 핸디캡이 있는 대전이지만, 오재석은 과감하게 도전했다.
10라운드까지 대전은 5승2무3패, 승점 17점으로 4위다. 1위 울산 현대(25점)를 이기는 등 돌풍은 꺼지지 않았다. 2위 FC서울(19점)과의 승점 차가 2점에 불과해 얼마든지 더 높은 순위 상승이 가능하다.
지난달 30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10라운드를 0-3 완패로 끝낸 뒤 만난 오재석의 얼굴은 다소 지쳐 보였다. 하지만, 본부석 출입구 밖의 선수단 버스 앞에 진을 친 팬들은 오재석의 이름을 연호했다.
오재석은 "어제(29일) 비가 많이 왔는데 훈련할 때 낮 경기라 몸이 무거운 느낌이 있었다. 선수들에게 개인적으로 돌아보라고 했다. 어디서부터 문제가 됐는지 생각해야 한다. 주중 전북 현대전에도 휴식을 취했기에 제주전에서 신선하리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선수들 스스로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대전은 승격팀이라 이민성 감독은 "생존해야 한다"라고 매일 외치고 있다. 승격 첫 시즌에 잔류하는 그 자체가 다행스러운 일이다. 시즌 초반에 순항해도 중, 후반에는 선수들이 지쳐 나가떨어지면서 하향 곡선을 탈 가능성도 있어 그렇다. 빠른 템포를 앞세우는 대전의 경기 스타일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
패배 후유증에서 얼마나 빨리 벗어나느냐가 관건이다. 오재석도 "이제 3패째를 기록했다. 수원FC 대구FC에 패하고도 빨리 회복했다. 다음 광주FC전이 첫 번째 로빈의 마지막 상대다. 광주는 함께 승격한 팀이다. 전쟁처럼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반전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라며 잘되는 팀의 전형인 연패 없음을 보여주겠다 다짐했다.
인천 시절과 비교해 평균 이동 거리가 1.5km는 늘었다는 오재석이다. 그는 "이런 경기 운영이 생소하고 과연 가능할까 생각했다. 선수들이 체력이나 활동량이 좋다. 실제로 경기에서 실현이 되니까 그런 재미를 느끼면서 하는 것 같다. 그게 지금 대전의 가장 큰 강점이 아닌가 싶다"라며 실바람 나는 축구를 하고 있는 것이 큰 도움이 되는 중이라고 답했다.
경험이 쌓인 선배니까 그 역할을 해줘야 한다. 주세종과 함께 잘 잡아야 한다. 그는 "그런 생각(리더 역할)을 하고 대전에 왔지만, 선수들에게 더 도움받는 입장이 됐다. 조유민, 이현식 등 또래 선수가 많다. 밝은 분위기에서 훈련 중이다. 묵묵하게 제 위치에서 균형을 잡아주면 선수들이 알아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라며 젊은피들의 패기를 믿었다.
이민성 감독이 거친 압박 대신 편하게 선수들과 대화하는 것도 장점이다. 오재석도 "(정확한 지적을) 해주니까 선수들도 더 빠르게 회복되는 것 같다. 감독님이 늘 전하기를 대전은 팀 분위기가 떨어지면 끝이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경기나 훈련마다 즐겁게 만들어 주시는 것 같다. 그것이 상승세의 비결이 아닌가 싶다"라고 비결을 소개했다.
물론 선수층이 두껍지 않으면 여름처럼 무더위에서 하향세를 탈 우려도 있다. 오재석도 이를 알고 있다. 그는 "대체로 밖에서 대전을 바라보는 시각인 것 같다. 해결하는 것이 팀의 과제다. 선수들끼리도 계속 의견을 내고 있다. 의구심을 해소하고 뛰어넘는 게 선수들의 과제다.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승격한 팀이라 팬들도 패배하면 거친 말 대신 격려의 박수로 화답한다. 이런 분위기를 아는 오재석이다. 그는 "팬분들께 정말 감사하다. 팬들을 위해서 더 뛰자고 얘기를 할 정도로 경기 분위기가 정말 좋다. 다시 웃게 만들 내용과 결과 모두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대전이 돌풍을 이어가려면 여름 이적 시장 선수 보강은 필수다. 물론 B팀까지 운영해 가용 자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즉시 전력감은 외부 수혈이 필수다.
그런 점에서 모기업 하나금융그룹의 역할이 필수다. 오재석은 "지원을 많이 해주는 것은 모기업의 입장이다. 어떤 성향의 선수가 오는지도 굉장히 중요하고 또 좋은 선수가 온다고 막연하게 바로 좋은 팀이 되는 것도 아니다. 감독님이 성격적인 부분도 고려해 지금까지 온 선수들이 팀에 잘 융화되고 있는 것 같다"라며 정확한 필요 자원 정리가 필요하다는 뜻을 보였다.
이어 "여름 이적 시장에 대전이 어느 정도의 (영입 자금을) 집행할 것인지 모르겠지만. 감독님이나 코칭스태프가 생각하는 방향이 있을 것이다. (함영주) 회장님이 좀 더 힘을 실어주신다면 좋겠다"라며 특급 지원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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