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도 맞춤형 시대…"5조 시장 잡아라"
인공지능·빅데이터 기술 화장품과 융합
아모레퍼시픽·코스맥스 선두 기업 사업화 박차
전 세계 맞춤형 뷰티 시장 연간 35% 성장
정부, K-뷰티 신성장동력 낙점 지원 확대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뷰티업계가 맞춤형 화장품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섰다. 초개인화 현상이 소비시장의 메가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개인별 피부 특성과 취향에 맞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커져서다.
업계는 진보한 정보통신기술(ICT)과 바이오 기술(BT)을 기반으로 피부 진단부터 제품 처방, 제조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정교하게 다듬어가고 있다. 정부도 맞춤형 화장품을 K-뷰티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지원에 나섰다.
국내 뷰티업계가 맞춤형 화장품 사업에 나선 데에는 시장 전망이 밝아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간한 ‘맞춤형화장품 세계 시장 동향 조사·분석 자료집’에 따르면 세계 맞춤형 화장품 시장규모는 2020년 7억5300만달러(한화 9900억원)에서 11억4400만달러(1조4000억원)로 51.9% 성장했다. 이후 연평균 35%씩 성장해 2025년에는 40억500만달러(5조2700억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맞춤형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지속 개선되는 건 또 다른 기회다. 식약처에 따르면 정부가 시범 사업을 시작한 지난 2016년 맞춤형 화장품을 알고 있다는 응답은 27.0%에서 2020년 44.6%로 17.6%포인트 증가했다.
정부도 맞춤형 화장품을 K뷰티 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해 관련 산업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까지 맞춤형 화장품 제조와 안전성 평가기술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또 2025년까지 총 9개국 8000명 이상의 피부·유전체 정보를 담은 플랫폼도 구축할 예정이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고도화된 화장품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요구는 점점 다각화되고 있다”며 “이제 단순히 좋은 제품을 개발해 대량 생산해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기술을 접목해 고객 개개인의 피부 상태와 니즈를 고려해 제조, 판매하는 맞춤형 화장품이 화장품 산업의 미래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뷰티업계에서 아모레퍼시픽은 맞춤형 화장품을 가장 적극적으로 전개하는 기업 중 하나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소위 4차산업혁명 기술과 화장품을 융합해 차세대 화장품 업계를 이끌 맞춤형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실제 아모레는 지난 2020년부터 올해까지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참가해 맞춤형 기술로 4년 연속 혁신상을 수상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CES에서 공개한 AI와 로봇팔 기반 맞춤형 메이크업 스마트 제조 시스템 솔루션 ‘톤워크’를 6월부터 선보일 계획이다. 톤워크로는 파운데이션·쿠션·립 제품을 각각 제조할 수 있다.
지난달부터 선보이는 헤라 커스텀 매치 서비스는 전문가 1대1 상담을 통한 서비스와 셀프 측정 기기를 이용한 서비스 두 가지로 구분된다. 예약 고객은 아모레퍼시픽과 석현정 카이스트 교수 연구팀과 공동 개발한 ‘스킨톤 파인더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피부 톤을 정밀 측정한다. 피부 타입에 맞는 기초 선택부터 베이스 메이크업과 컬러 연출법까지 제안한다.
방문 고객은 자체 개발한 로봇 ‘베이스피커’와 특수 제작된 컬러 카드로 피부 톤을 진단해 맞춤형 제품을 완제품 형태로 받을 수 있다. 총 600여가지 선택지의 톤워크 기술이 적용된 로봇 베이스피커 서비스 이용객 수는 지난 2021년 4월 시작 이후 8000명을 넘어섰다.
코스맥스(192820)도 맞춤형 화장품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올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3월 맞춤형 화장품 플랫폼인 ‘쓰리와우(3WAAU)’를 출시하고 1대1 문진을 통해 총 1260만가지 조합 중 최적의 레시피를 추천하는 맞춤형 샴푸·트리트먼트 등 헤어케어 제품을 내놨다. 비듬, 각질, 탈모, 가려움 등 두피·모발과 관련된 진단을 받고 마지막으로 원하는 향까지 고르면 나만의 처방이 완성된다. 개별 처방은 최소주문수량(MOQ) 한 개까지도 생산 가능한 설비에서 주문 후 24시간 이내 제조·배송한다. 향수 기초 제품 및 색조 화장품까지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병만 코스맥스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는 맞춤형 사업에서 글로벌 확대의 기초를 마련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맞춤형 사업을 반드시 성공키시고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확장해 ‘업의 판’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주아 (juabae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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