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 무모?...또 물린 서학개미`

이윤희 2023. 5. 3.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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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은행의 잇따른 뱅크런 사태에도 불구하고 미국 은행주 등에 뭉칫돈을 넣은 '서학 개미'가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됐다.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 이후에도 미국 은행주를 앞다퉈 사들이며 위험한 투자를 이어온 국내 투자자들은 또 한번의 상장폐지를 맞았다.

미국 '지역은행주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서학 개미의 베팅 규모도 210억원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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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식 1242억 매수
지역은행주 ETF투자도 210억원
투자금 회수 어려워
미국 샌프란시스에 자리한 퍼스트리퍼블릭 뱅크의 본부. [AP연합]

용감한걸까? 무모한 걸까?

미국 은행의 잇따른 뱅크런 사태에도 불구하고 미국 은행주 등에 뭉칫돈을 넣은 '서학 개미'가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됐다.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 이후에도 미국 은행주를 앞다퉈 사들이며 위험한 투자를 이어온 국내 투자자들은 또 한번의 상장폐지를 맞았다.

앞서 상장 폐지된 '밈' 주식에도 투자금이 몰리기도 했다. 정확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 신중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퍼스트리퍼블릭 1242억원 매입

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월 10일 이후 지난달 29일까지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식에 투자한 서학 개미의 주식 매입 규모는 9262만5000달러(1242억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기간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은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 5위였다. 같은 기간 주가는 80달러 초반선에서 3달러대로 96% 폭락했다. JP모건 체이스에 인수된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주식은 결국 상장폐지됐다.

뿐만 아니다. 미국 '지역은행주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서학 개미의 베팅 규모도 210억원에 이르렀다.

국내 투자자들은 반등으로 노리고 문제가 된 은행들의 주식 매수에 나섰다. SVB 파산 당시인 지난 3월 9~10일에도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렸다.

◇투자금 회수 가능할까?

투자금 회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통상 기업이 파산하면 남은 자산에 대한 권리는 주주가 아닌 채권자에게 우선적으로 부여된다. SVB 파산 당시에도 미국 정부는 예금자들에 대해서는 예금자보호한도와 상관없이 예금을 전액 돌려주겠다고 했지만 주주는 보호대상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또한 JP모건의 대변인도 '퍼스트리퍼블릭의 주주들은 JP모건 체제 하에서 지분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JP모건은 또 우선주와 회사채도 인수하지 않을 계획이다.

◇저커버그도 한때 고객

미국에서 올해 4번째로 은행 파산 사태에 직면한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1985년 설립돼 부유층 고객에게 대출 시 우대 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페이스북 창립자인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도 이 은행의 고객이었다. 퍼스트리퍼블릭의 전체 86개 지점 중 32개는 실리콘밸리에 있으며, 나머지 지점들도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등 대도시에 위치해 있었다.

하지만 SVB와 시그니처은행 사태 이후 퍼스트?블릭도 뱅크런과 주가 하락에 직면했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공개한 예금보유액은 1045억달러로 직전분기에 비해 40.8%(720억 달러)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산 가능성이 대두되자 지난 1일 새벽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부(DFPI)가 이 은행을 폐쇄하고, 곧바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관재인으로 지정했다. JP모건 체이스가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을 인수하기로 했다

◇'BBBY' 상폐도 충격

서학개미들은 지난 4월 한 달간 나스닥 시장에서 상장 폐지된 미국 가정용품 판매업체 베드배스앤드비욘드(BBBY)도 1266만달러(164억원) 넘게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BBBY 역시 기업의 펀더멘털과 관련 없이 온라인에서의 입소문만으로 개인 투자자의 매수가 몰리는 '밈 주식'으로 인기를 끌면서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를 끈 바 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사태 자체만으로는 당장 추가적인 문제가 유발되고 새로운 위기 단계로 확산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하반기로 갈수록 기업 대출 부문이나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의 추가적인 리스크 확산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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