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평양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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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전국의 평양냉면집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가져왔습니다.(중략)이렇게 멀리 온, 멀다고 말하면 안 되갓구나. 좀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측 판문각에 제면기를 설치하고 평양 옥류관 수석 요리사가 직접 면을 뽑아 만든 평양냉면을 소개하면서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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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전국의 평양냉면집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가져왔습니다.(중략)이렇게 멀리 온, 멀다고 말하면 안 되갓구나. 좀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측 판문각에 제면기를 설치하고 평양 옥류관 수석 요리사가 직접 면을 뽑아 만든 평양냉면을 소개하면서 한 말이다.
이 발언은 국민들로 하여금 평양냉면을 찾게 만들었다. 이는 남북화해와 평화에 대한 염원이기도 했다. 외신들도 평양냉면에 관심을 보였다. 영국 가디언지는 ‘평양냉면은 평화의 상징’이라고 했고, 미국 CNN은 재미 요리사를 출연시켜 평양냉면을 직접 제조하고 이를 맛보는 먹방까지 연출했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평양냉면이 북한의 대남 비난의 소재로 사용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평양냉면은 동치미를 섞은 고깃국물로 맛을 낸 차가운 메밀국수다. ‘심심하고 밍밍한 맛’이 특징인 평양냉면은 조선 중기 이후에 생산된 문헌에서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로 전통음식 중 하나다. 1849년에 쓰인 ‘동국세시기’는 “겨울철 제철음식으로 메밀국수에 무김치 등을 넣고 그 위에 돼지고기를 얹어 먹는 냉면이 있다“고 했고, 1896년에 쓰인 ‘규곤요람’에도 “싱거운 무 김칫국에다 국수를 말고 삶은 돼지고기와 배, 밤 등을 얹어 만든다”는 기록이 있다.
평양냉면은 남북으로 갈라진 상황에서도 ‘심심하고 밍밍한 맛’은 유지됐다. 서울에 있는 우래옥, 을밀대 등 평양냉면 노포들은 여전히 성업 중이다. 대구 대동강은 1968년부터 평양냉면을 팔기 시작했고, 대전 숯골원냉면은 평양모란봉 냉면의 아들이 개업한 냉면집으로 유명하다. 춘천의 평양냉면도 빼놓을 수 없는 맛집이다.
5월, 평양냉면이 생각나는 시절이 돌아왔다. 하지만 한반도는 ‘맵고 짜고 격한 맛’의 대결 상황이 이어지면서 전운마저 감돌고 있다. 어느때 보다 ‘심심하고 밍밍한 맛’의 평양냉면을 찾았던 그 시절이 그리운 요즘이다. 천남수 강원사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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