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한앤코, 국내 펀딩 '출사표'…역대급 경쟁 막 올랐다

김성훈 2023. 5. 3.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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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코, 국민연금 PEF 출자 출사표
올해 국내 주요 콘테스트 참여 시사
4.2조 차기 펀드로 국내 투자 집중
대형 경쟁자 출현에 업계 예의주시
"첫 스타트 어떻게 끊느냐가 중요"
이 기사는 2023년05월02일 16시16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한앤코)가 올해 열리는 국내 연기금·공제회 출자 콘테스트에 참전을 선언하며 화제다. 주로 해외 기관들에 자금을 받아오던 관행을 벗어나 국내 자금 출자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기존보다 커진 차기 펀드 조성에다 국내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위한 행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전에 없던 대형 경쟁자 출현에 국내 PEF 운용사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치열해질 대로 치열해진 자금유치 경쟁에 초대형 운용사 등장은 여러모로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어서다.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 국민연금 PEF 운용사 선정 결과가 올 한해 흐름을 가늠할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사진=한앤코)
국내 기관 출자사업 참전한 한앤코

2일 자본시장에 따르면 한앤코는 지난달 27일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 국민연금 PEF 운용사 정기 출자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PEF 분야에서 3곳의 운용사를 선정한 뒤 총 80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운용사별로 1500억~3500억원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제안이 가능하다.

한앤코는 MBK파트너스와 함께 해외 기관 투자가를 대상으로 자금을 유치해온 대표적인 운용사로 꼽힌다. 실제로 직전 3호 펀드까지 해외 기관 자금으로만 펀드를 꾸려왔다. 그러던 한앤코가 약 4조2000억원 규모로 조성하는 4호 블라인드 펀드 자금 유치를 위해 국내 기관 출자 사업에 뛰어들기로 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앤코는 국민연금을 시작으로 국내에서 열리는 굵직한 기관 콘테스트에 참여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지난해 국내 주요 콘테스트를 석권한 운용사들이 평균 5000억~6000억원 수준의 자금을 유치했다는 점에서 해당 수준을 가이드라인으로 잡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기관들의 펀딩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국민연금의 경우 지난해 PEF 출자 사업 규모가 5000억원이었지만, 올해 8000억원으로 60%(3000억원)나 급증했다. 최근 조 단위 M&A(인수·합병) 빅딜이 체결되며 시장 분위기가 반등한 상황이다 보니 주요 기관들이 올해 출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키울 가능성이 크다.

굵직한 딜을 주도해온 한앤코의 등장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PEF 운용사 입장에서는 기존 펀드 규모나 국내외 인지도 등을 따졌을 때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운용사’임을 부인할 수 없다.
국민연금 선정 결과…올해 흐름 가늠할 것

일각에서는 해외 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다 보니 국내로 눈을 돌린 것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다만 해당 시각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자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차기 펀드 규모를 종전보다 더 키워서 나설 리 없다는 게 골자다.

이번에 조성되는 4호 블라인드펀드는 크로스보더(국경간 거래) 등 해외 투자보다 국내 투자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한앤코가 차기 펀드는 순수 국내 투자에만 집중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다”며 “이런 점을 어필하면서 펀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경우의 수’ 내지는 ‘나비효과’를 따져보고 있다. 국내 펀딩 시장을 처음으로 노크하는 한앤코가 과연 어느정도 규모의 펀딩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냐를 두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 PEF 운용사 선정 결과가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시장 ‘메인 이벤트’격인 국민연금을 석권할 경우 여타 콘테스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전에 없던 경쟁자의 등장이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는 평가도 있다. 이름값이나 지명도가 심사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것만으로 오롯이 선정된다는 보장도 없어서다. 걸출한 경쟁자지만, 그간 쌓아온 노하우를 집중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국내 운용사들의 의지도 엿보인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준비한 대로 잘 준비하고 어필하면 되는 것이지, 경쟁자의 출현에 너무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전략을 잘 어필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성훈 (sk4h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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