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놀이터 자리가 무너지다니.." 완공 5개월 앞두고 주차장 붕괴… 입주예정자들 '분노'

[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하주차장 내부. (사진=독자 제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완공을 5개월여 앞둔 인천의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주차장 구조물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붕괴 위치는 어린이 놀이터가 들어설 자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 예정자들은 "이유없는 붕괴는 없다"며 국토교통부와 건설사에 철저한 원인 규명 및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인천 검단신도시 모 아파트 입주예정자협의회는 2일 오후 사고 현장을 찾아 시공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GS건설을 규탄하는 내용의 피켓을 손에 들고 항의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 현장에서는 지난달 29일 밤 11시 30분께 지하주차장 1층 슬래브 붕괴 및 충격으로 지하 2층 슬래브 등 970㎡가 무너졌다. 현장에는 무너져 내린 철근 자재들이 엿가락처럼 휘어졌다.

2일 인천시 서구 검단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붕괴된 가운데, 해당 아파트 입주민들이 아파트 건설현장 앞에서 피켓을 들며 항의하고 있다. 2023.5.2/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사진=뉴스1

이 주차장 상부에는 어린이 놀이터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이날 모인 이들은 입주 후 사고가 났다면 아이들이 크게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주거공간 등 주차장 이외의 공간도 안전하리라는 보장이 없지 않느냐며 불안해했다.

정혜민 입주예정자협의회 회장은 "가장 안전이 지켜져야 할 공간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처참한 심정을 이루 말할 수 없다"라며 "원인 파악과 안전 진단이 최우선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입주예정자는 이날 현장을 방문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해당 위치가 아이들이 뛰어놀도록 예정된 공간"이라며 "입주 후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라고 말했다.

입주예정자들은 지난 주말 사고가 난 이후 수분양자들에게 건설사가 제대로 된 공지를 하지 않았다며 지적했다. 다른 입주 예정자는 "오늘 현장 점검이 있다는 사실도 국토부 장관실을 통해 확인한 것"이라며 "사고 발생 이후 3일이나 지났는데도 LH나 GS건설은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입주 예정자들에게 일언반구 설명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와 인천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리고 사고 지점과 아파트 등 전체 구조물에 대한 안전 진단을 실시하기로 했다.

[서울=뉴시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일 인천시 서구 검단신도시 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 현장을 찾아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제공) 2023.05.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원희룡 장관은 직접 현장을 둘러본 뒤 "지난해 1월 광주에서 발생한 후진적 건설 사고와 유사한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라며 "어린이 놀이터가 들어서려 했던 위치에서 사고가 나 더욱 아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관계기관 합동 점검과 함께 불법 하도급 관련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위법 행위가 발견될 경우 발주청인 LH와 시공사 GS건설은 무거운 책임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1년 가까이 된 슬라브가 외부 충격도 없이 무너진 것은 심각한 공사 결함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라며 "인천시 관내 모든 GS건설 사업장에 대해 전면 조사를 진행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인천에서 GS건설이 맡고 있는 사업장은 이번 사고 현장을 포함해 공동주택 4곳, 토목 1곳 등 모두 5곳으로 파악됐다. 인천시는 해당 사업장을 대상으로 전반적인 안전 관리 실태를 점검할 예정이다.

한편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는 총 964세대 규모로 2021년 5월 착공했다. 올해 10월 완공을 앞두고 있었으며 현재 공정률은 67%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