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여성스러움이란 본래 어떤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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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서바이벌 예능 '피지컬: 100'에 출연했던 한 여성 보디빌더는 외모 악플에 시달렸다.
'여자가 너무 과한 근육을 가졌다', '남자보다 더 징그럽다', '너무 무섭다'는 반응부터 다짜고짜 허벅지에 손을 대는 이들도 있었다는 것이다.
그저 신체를 더 체계적으로 단련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도전하지만,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마주한다.
몸이 가지는 젠더성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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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다 가호|170쪽|문학동네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넷플릭스 서바이벌 예능 ‘피지컬: 100’에 출연했던 한 여성 보디빌더는 외모 악플에 시달렸다. ‘여자가 너무 과한 근육을 가졌다’, ‘남자보다 더 징그럽다’, ‘너무 무섭다’는 반응부터 다짜고짜 허벅지에 손을 대는 이들도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남들이 나를 뭐라고 하건 나는 내 몸이 너무 아름답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소설 속 주인공인 ‘U노’도 여성 보디빌더다. 거친 남성문화적 회사 생활을 버텨내고자 1년 전 헬스를 시작한 29세 7년차 직장인이다. 동네 헬스장 ‘스미스 머신’을 벗 삼아 운동하는 것이 삶의 낙인 그는 운동을 꽤 한다는 이유로 대회 출전을 권유받는다. 그저 신체를 더 체계적으로 단련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도전하지만,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마주한다. 체중 감량은 물론 활짝 웃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비키니를 입어야 한다거나 규율 상한선인 15㎝ 하이힐을 신는 등 아이러니한 상황에도 처한다. 식단을 관리해야 하는 U노에게 동료들은 ‘남자친구가 생겼냐’, ‘여자들은 힘들겠다’며 스스럼없이 말하고, 우연히 보디빌딩 TV중계를 본 어머니는 “너도 저렇게 울룩불룩해지는 건 아니지?”라고 염려한다.
책은 사회 통념적인 여성상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으로 뛰어든 보디빌딩 세계에서 오히려 ‘여성스러움’을 강요받는 아이러니를 흡인력 있게 그려낸다. 몸이 가지는 젠더성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이 담겼다.
작가는 실제로 2년가량 헬스장을 다니면서 신체를 전문적으로 단련하는 선수들을 관찰하며 작품을 구상했다. 그는 “처음에는 ‘남자처럼 되고 싶다’, ‘여자답지 않게 되고 싶다’는 표현을 생각했지만, 결국 ‘다른 생명체가 되고 싶다’는 비유를 썼다”며 갈등하는 U노의 시점을 통해 과연 아름다움이란 무엇인지, 보여지는 것으로서의 ‘젠더’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김미경 (mid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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