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에 내실 다진 BISFF, 엔데믹에 큰 성장 보여줬다
- 작년보다 출품작 339편 늘고
- 정상화로 관객수 2000명 증가
- 7개국 사절단 참석한 개막식
- 여러 언어로 자연스러운 소통
- 오래 축적한 국제 네트워크 확인
제40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BISFF)가 지난 1일 막을 내렸다. 코로나19 영향으로 4년 만에 정상 개최된 BISFF는 지난달 25일부터 일주일간 관객 5900여 명이 찾아 무한한 가능성을 내보인 특별한 ‘영화여행’을 즐겼다. 국제경쟁 부문 최우수작품상은 ‘파랗게 변하다’(샤디 카람루디), 한국경쟁 부문 최우수작품상은 ‘어나더타운’(윤동기)이 차지했다.
▮‘불어’로 뭉친 축하 사절단
지난달 25일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열린 BISFF 개막식에는 7개국 한국 주재 해외공관 사절단이 참석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명단은 다음과 같다. 주느비에브 블랑 주한 퀘벡정부 대표부 대표, 프랑수아 봉탕 주한 벨기에 대사, 알루 완유 외젠 비티 주한 코트디부아르 대사, 요안나 도너바르트 주한 네덜란드 대사, 빌류스 사무일라 주한 리투아니아 대사관 공관 차석, 놀란 바우스 주부산 미국영사, 다니엘 리뇨 주한 프랑스 대사관 불어교육협력담당관.
이들은 프랑스어와 영어로 축하인사를 건넸다. 제40회 BISFF 주빈국으로 선정된 미국은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영상편지를 통해 축하 인사를 건넸다. BISFF는 해마다 다채로운 해외공관 사절단 참석이 화제다. 비결은 운영진의 국제 감각과 ‘외교력’. 차민철 BISFF 이사장 겸 운영위원장을 비롯해 이상훈 예술감독, 강병화, 심세부, 알라릭 하마처, 핍 초도로프 프로그래머는 프랑스어에 능통하다. 활발한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원활한 의사소통은 ‘특별한 초대’로 이어진다. 개막식에서도 이상훈 예술감독은 심사위원인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의 카롤린 말빌 프로그래머의 인사를 재치있게 동시통역해 객석에 웃음을 줬다.
▮“어릴 적 영화 스크린서 만나”
올해의 주빈국(미국) 섹션 중에서는 세계 영화사 초기 주요한 감독 겸 배우이자 무성 코미디 영화 선구자 찰리 채플린과 버스터 키튼의 작품이 많은 영화 팬에게 특별한 시간을 선사했다.
‘찰리 채플린 VS 버스터 키튼’에서는 카메라를 집요하게 따라오며 관객의 시선을 가리는 실험적 영화 ‘베니스에서의 어린이 자동차 경주’, 기회의 땅 미국에 첫발을 내디딘 어리숙한 방랑자 모습을 그린 ‘이민자’, 경찰이 된 찰리 채플린이 ‘이지 스트리트’에서 1910년 암울했던 미국의 사회·경제 문제를 표현한‘자립재정’ 등 채플린 작품 세 편을 볼 수 있었다. 기막힌 우연의 연속으로 농장주 딸과 결혼하는 ‘허수아비’, 육체 한계를 뛰어넘는 슬랩스틱 코미디가 초현실적인 ‘제물’ 등 키튼의 대표작 두 편도 상영했다. 이 섹션을 관람한 60대 관객은 “감회가 남다르다”고 반가워했다.
▮16년 기록한 딸의 성장
제이 로젠블랫 감독의 ‘당신은 1년의 시간을 어떻게 측정하나요?’는 관객의 갈채를 가장 많이 받은 작품 중 하나다. 감독이 2세부터 18세까지 해마다 딸의 생일을 영상으로 기록했다. 제작기간만 무려 16년! 딸은 생일이 되면 소파에 앉아 아버지가 건네는 몇 가지 질문에 대답한다. 가수를 꿈꾸던 어린아이는 10대가 되며 새침한 채식주의자가 되고, 아버지의 질문에 호기심을 보이다가도 건성으로 대답한다. 성장하는 딸의 모습과 이를 바라보는 아버지의 모습은 감동을 준다. 폐막일인 지난 1일 차민철 운영위원장은 “지난해 대비 전체 출품작이 339편 늘었고 2000여 명의 관객이 더 BISFF를 찾아줬다”고 밝혔다.
수상작 명단은 다음과 같다. 국제경쟁 부문 ▷최우수작품상 ‘파랗게 변하다’(샤디 카람루디) ▷우수작품상 ‘영화 크레딧 없는 배우, 질’(앤서니 잉) ▷심사위원 특별상 ‘도망자’(살로메 킨추라슈빌리)▷관객상 ‘얼음상인’(주앙 곤잘레스). 한국경쟁 부문 ▷최우수작품상 ‘어나더타운’(윤동기) ▷우수작품상 ‘새삥’(윤솔빈) ▷심사위원 특별상 ‘자르고 붙이기’(김효준) ▷연기상 김에스더(‘하나의 마음’)▷관객상 ‘같은 하늘 아래서’(오조희). 오퍼레이션 키노 부문 ▷최우수작품상 ‘파도에 맞서’(최준서) ▷우수 작품상 ‘출구’(노하진) ▷아고라상 ‘출구’(노하진). 아시아영화진흥기구가 주는 넷팩상 ‘말의 묘지’(샤오수안 장). BISFF 경쟁부문 최우수작품상 수상작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단편부문 후보로 자동 추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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