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세 이순재의 마지막 리어왕 “연극엔 사회를 바꿀 힘이 있어”
이지윤 기자 2023. 5. 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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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명장면이 담겨 있어요. 그 장면을 제대로 찾아 무대에서 진솔하게 전달하고, 관객이 감동을 받으면 그게 배우로서의 기쁨 아니겠습니까."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다음 달 1일 개막하는 연극 '리어왕: KING LEAR'에서 단독으로 리어왕을 연기하는 이순재 씨(88)의 말이다.
2021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선보인 초연 당시 그는 리어왕 역을 역시 혼자 맡아 모든 회차 공연을 매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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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첨에 무너지는 절대권력자 열연
2년 전 초연때 원캐스팅 전회 매진
연극 ‘장수상회’ 출연중 함께 준비
“셰익스피어 작품 연기할 기회 없어, 햄릿 맡고 싶은데 키가 작아서…”
2년 전 초연때 원캐스팅 전회 매진
연극 ‘장수상회’ 출연중 함께 준비
“셰익스피어 작품 연기할 기회 없어, 햄릿 맡고 싶은데 키가 작아서…”
“고전은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명장면이 담겨 있어요. 그 장면을 제대로 찾아 무대에서 진솔하게 전달하고, 관객이 감동을 받으면 그게 배우로서의 기쁨 아니겠습니까.”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다음 달 1일 개막하는 연극 ‘리어왕: KING LEAR’에서 단독으로 리어왕을 연기하는 이순재 씨(88)의 말이다. 2021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선보인 초연 당시 그는 리어왕 역을 역시 혼자 맡아 모든 회차 공연을 매진시켰다. 노장의 티켓 파워를 보여줬던 그가 2년 만에 리어왕으로 다시 돌아왔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예술감독도 겸한다. 연출은 김시번 감독이 맡았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연습실에서 지난달 28일 만난 그는 이번 공연을 끝으로 더 이상 ‘리어왕…’ 무대에 오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배우들도 해야지, 두 번이나 했으면 충분하지 않겠냐”며 “80대에 이 역할을 할 수 있는 건 내게 큰 행운이자 만용이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리어왕…’은 오만함과 분노에 눈이 가려져 진실과 거짓을 분별하지 못한 리어왕의 어리석음이 초래한 갈등과 혼란을 다룬 작품이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햄릿, 오셀로, 맥베스, 리어왕) 중 동명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 이 연극은 국내에선 드물게 원전을 거의 빠짐없이 살려 공연된다. 이에 공연 시간이 3시간 20분에 달한다.
2021년 초연 당시 이 씨는 절대 권력을 가진 왕이 간교한 아첨에 넘어가 미치광이 노인으로 전락하는 과정을 깊이 있게 표현해 카리스마 있게 극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통치자로서 여민동락(與民同樂·백성과 즐거움을 함께하다)을 강조한 3막 4장의 독백은 오늘날에도 갖는 의미가 크다”며 “한평생 배우로 살아보니, 연극에는 우리 사회를 바꿀 힘이 있다고 믿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리어왕의 세 딸은 배우 권민중과 서송희, 지주연이 맡는다.
그는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한 후 67년간 연극, 영화, 드라마 등에서 총 244편의 작품에 출연했지만 유독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과는 인연이 적었다. 그가 4대 비극 무대에 오르는 건 2021년 초연을 포함해 이번이 세 번째다. 1969년 극단 실험극장의 ‘맥베스’에선 던컨의 아들 맬컴 역을 배우 이정길과 번갈아 맡았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을 어려서부터 좋아했지만 (연기할) 기회가 없었어요. 대학교 2학년 때 본 영화 ‘햄릿’(1954년)에서 로런스 올리비에 경(1907∼1989)이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읊는데 평생 못 잊을 전율을 느꼈죠. 이후로 햄릿 역에 탐은 났지만 키가 작아서인지 제안이 없었고, 이제 내 나이에 맞는 건 리어왕뿐이에요.(웃음)”
그는 오후 2시부터 9시 반까지 7시간 넘게 이어지는 연습에 매일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 대본은 3월 초부터 외우기 시작해 이미 암기를 거의 끝냈다. 그는 “나이가 드니 별수 없이 대사를 깜박깜박해 자다가 일어나도 대사를 연습한다”며 “대사는 한 달간 숙성을 거쳐 단어마다 깊이를 더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연극 ‘장수상회’(21일까지) 무대에 오르고 있는 그는 ‘쓰러지기 직전까지’ 연기를 놓지 않겠다고 했다.
“‘리어왕…’이 끝나면 노년층의 이야기를 다룬 코믹한 드라마를 찍을 예정이에요. 여러 작품을 하는 게 이젠 힘에 부치기도 하지만 내년에도 조건이 허락한다면 연극 ‘시련’에 출연하고 싶어요.” 공연은 다음 달 1일부터 18일까지. 4만4000∼9만9000원.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다음 달 1일 개막하는 연극 ‘리어왕: KING LEAR’에서 단독으로 리어왕을 연기하는 이순재 씨(88)의 말이다. 2021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선보인 초연 당시 그는 리어왕 역을 역시 혼자 맡아 모든 회차 공연을 매진시켰다. 노장의 티켓 파워를 보여줬던 그가 2년 만에 리어왕으로 다시 돌아왔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예술감독도 겸한다. 연출은 김시번 감독이 맡았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연습실에서 지난달 28일 만난 그는 이번 공연을 끝으로 더 이상 ‘리어왕…’ 무대에 오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배우들도 해야지, 두 번이나 했으면 충분하지 않겠냐”며 “80대에 이 역할을 할 수 있는 건 내게 큰 행운이자 만용이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리어왕…’은 오만함과 분노에 눈이 가려져 진실과 거짓을 분별하지 못한 리어왕의 어리석음이 초래한 갈등과 혼란을 다룬 작품이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햄릿, 오셀로, 맥베스, 리어왕) 중 동명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 이 연극은 국내에선 드물게 원전을 거의 빠짐없이 살려 공연된다. 이에 공연 시간이 3시간 20분에 달한다.
2021년 초연 당시 이 씨는 절대 권력을 가진 왕이 간교한 아첨에 넘어가 미치광이 노인으로 전락하는 과정을 깊이 있게 표현해 카리스마 있게 극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통치자로서 여민동락(與民同樂·백성과 즐거움을 함께하다)을 강조한 3막 4장의 독백은 오늘날에도 갖는 의미가 크다”며 “한평생 배우로 살아보니, 연극에는 우리 사회를 바꿀 힘이 있다고 믿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리어왕의 세 딸은 배우 권민중과 서송희, 지주연이 맡는다.
그는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한 후 67년간 연극, 영화, 드라마 등에서 총 244편의 작품에 출연했지만 유독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과는 인연이 적었다. 그가 4대 비극 무대에 오르는 건 2021년 초연을 포함해 이번이 세 번째다. 1969년 극단 실험극장의 ‘맥베스’에선 던컨의 아들 맬컴 역을 배우 이정길과 번갈아 맡았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을 어려서부터 좋아했지만 (연기할) 기회가 없었어요. 대학교 2학년 때 본 영화 ‘햄릿’(1954년)에서 로런스 올리비에 경(1907∼1989)이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읊는데 평생 못 잊을 전율을 느꼈죠. 이후로 햄릿 역에 탐은 났지만 키가 작아서인지 제안이 없었고, 이제 내 나이에 맞는 건 리어왕뿐이에요.(웃음)”
그는 오후 2시부터 9시 반까지 7시간 넘게 이어지는 연습에 매일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 대본은 3월 초부터 외우기 시작해 이미 암기를 거의 끝냈다. 그는 “나이가 드니 별수 없이 대사를 깜박깜박해 자다가 일어나도 대사를 연습한다”며 “대사는 한 달간 숙성을 거쳐 단어마다 깊이를 더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연극 ‘장수상회’(21일까지) 무대에 오르고 있는 그는 ‘쓰러지기 직전까지’ 연기를 놓지 않겠다고 했다.
“‘리어왕…’이 끝나면 노년층의 이야기를 다룬 코믹한 드라마를 찍을 예정이에요. 여러 작품을 하는 게 이젠 힘에 부치기도 하지만 내년에도 조건이 허락한다면 연극 ‘시련’에 출연하고 싶어요.” 공연은 다음 달 1일부터 18일까지. 4만4000∼9만9000원.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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