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모·한운사 등 ‘탄생 100주년 문인’ 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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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가을에'로 유명한 시인이자 국문학자로 문화공보부 장관을 지낸 정한모와 영화 '빨간 마후라' 각본을 쓴 시나리오 작가이자 소설가 한운사 등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문인들을 집중 조명하는 문학제가 열린다.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과 한국작가회의(이사장 윤정모)는 1923년생 문인 가운데 6인을 선정해 5월 11~12일 심포지엄과 '문학의 밤' 행사를 열고 부대 행사도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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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문화재단·한국작가회의
학도병 동원 박용구 등 6인 선정
“그간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 많아
문학사에 새로운 의미 부여 기대”
“맑은 햇빛으로 반짝반짝 물들이며/ 가볍게 가을을 날으고 있는/ 나뭇잎,/ 그렇게 주고받는/ 우리들의 반짝이는 미소(微笑)로도/ 이 커다란 세계를/ 넉넉히 떠받쳐 나갈 수 있다는 것을/믿게 해 주십시오.”(정한모의 시 ‘가을에’ 부문)
대상 작가는 문화공보부 장관으로 월북 시인 백석을 해금한 시인 정한모와, 고 이어령 교수의 평론 ‘우상의 파괴’(1956년)를 ‘한국일보’에 게재하는 데 해당 신문사 문화부장으로 기여한 작가 한운사, 학도병을 경험한 소설가 박용구, 종군작가로 활동했던 소설가 방기환, 라디오 드라마 작가로도 인기가 많았던 한성기, 6·25 때 피랍된 소설가 홍구범이 주인공들이다.
대체로 해방기에 문학 활동을 시작한 이들은 20대 초중반의 나이에 자기 문학세계를 펼쳐 보이기 시작했다. 해방을 통해 잃었던 모국어를 되찾았기에 겨레의 문학을 재건하겠다는 의지와 소명감이 강했다는 평가다.
기획위원장인 우찬제 서강대 교수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공교롭게도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문인들은 대체로 문학사에서 별로 평가되지 않는 문인들에 속한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서 기존에 평가되지 않은 작가들이 한국 문학사에서 어떻게 새롭게 의미를 얻고 등재될 수 있을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문학제의 주제는 ‘발견과 확산: 지역, 매체, 장르 그리고 독자’다. 문학제는 11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대산홀에서 열리는 심포지엄으로 시작한다. 12일에는 서울 마포중앙도서관 마중홀에서 ‘문학의 밤’ 행사가 열린다. 40세 이하의 젊은 작가들이 선배 문인들의 작품을 낭독하고, 최지인 시인이 뮤지컬 감독 김길려와 손잡고 준비한 짧은 시극도 선보인다.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인 소설가 윤정모는 “한운사와 박용구 두 분은 일제강점기 때 학병으로 강제 동원돼 일본의 만행을 직접 목격했고, 종전 후에는 연합군들을 설득해 현지에 버려진 일본군위안부들을 구출하기까지 했다”고 회고했다.
김용출 선임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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