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 명불허전 ‘올레드 명가’ [연중기획-K브랜드 리포트]

이동수 2023. 5. 3.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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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LG 올레드 TV
2013년 세계 첫 올레드 55형 출시
월페이퍼·롤러블 등 끊임없는 혁신
케이블 없는 ‘M’까지… 압도적 1위
개인 맞춤형 플랫폼 ‘webOS’ 인기
기업 인수·첨단 SW 개발에도 매진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합니다.”

1980년대 초 LG전자의 전신인 금성하이테크의 하이테크 칼라비전 TV 광고에 등장한 문구다. 제1회 한국방송광고대상을 받았는데 지금도 많은 소비자의 인상에 남아 있다.

LG전자가 액정표시장치(LCD) 대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를 선택한 지 10년이 지났다. LG전자 관계자는 2일 “2013년 세계 최초로 55형 올레드 TV를 출시한 이후 전 세계 올레드 TV 시장에서 10년 연속 압도적인 1위를 이어왔다”고 밝혔다. 2013년의 선택이 10년간 올레드 TV 시장 판도를 좌우한 것이다.
지난달 8일 서울 서초구 LG전자 서초R&D캠퍼스에서 열린 ‘2023 LG TV 신제품 발표회’에서 백선필 HE(홈엔터테인먼트)상품기획담당 상무는 올레드 TV 10주년 소회를 밝히며 “경쟁자가 들어오면 반갑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백 상무는 “지금에 이르러서는 너도나도 올레드 TV를 하겠다고 하는 것을 보면 결국 프리미엄 TV를 이끌며 포기하지 않고 달려온 보람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LG가 시대의 트렌드를 이끌었다는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TV 가전 업체들도 올레드 TV 진영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2013년 올레드 TV 제조사는 LG전자가 유일했으나 올해는 올레드 TV 라인업을 처음 공개한 중국의 TCL 등 총 22개 브랜드가 경쟁에 뛰어들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체 TV 시장에서 올레드 TV의 점유율은 지난해 10.8%에서 2026년 14%까지 점점 커질 예정이라서다.

◆LG 올레드 TV ‘세계 최초’의 역사

지난해 말 기준 LG 올레드 TV 누적 출하량은 1500만대를 넘어섰다. 업계에선 LG전자 브랜드가 제품명이 된 통돌이, 스타일러 등에 이어 올레드 TV도 대표 명사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레드의 특장점이 이를 가능케 했다. 올레드는 백라이트가 필요한 LCD와 달리 화소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켜고 끌 수 있어 색과 명암비를 세밀하게 구현할 수 있다. 또 별도의 백라이트 패널이 필요 없으므로 다양한 폼팩터(제품 외관)를 적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올레드의 특징을 최대한도로 끌어냈다. 2017년 두께가 4㎜도 채 안 되는 월페이퍼(Wallpaper), 2019년 화질을 극한까지 끌어올린 리얼 8K, 2020년 화면을 말았다 펼치는 ‘롤러블(Rollable)’ 등 혁신을 선보였다. 지난해엔 글로벌 TV 시장의 ‘거거익선(巨巨益善)’ 트렌드에 맞춰 세계 최대 97형 올레드 TV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는 전원선 외 모든 선을 없애고 4K 120㎐ 무선 전송 솔루션을 탑재한 LG 시그니처 올레드 M을 출시했다. 모두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게이밍 TV’라는 용어도 2020년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48인치 올레드 TV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용됐다. ‘클수록 잘 팔린다’는 TV 시장 불문율을 깨고 게임용·세컨드 TV에 주목한 LG전자는 초고화질의 40인치대 중형급 TV를 바라는 소비자를 파고들어 새로운 수요를 창출했다. LG전자는 총 20단계로 화면 곡률을 조절해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벤더블 게이밍 올레드 TV 플렉스(Flex)를 출시하며 게이밍 TV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의 ‘라이프스타일 TV’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TV를 인테리어 소품처럼 활용해 고급스러운 공간을 연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2021년 선보인 ‘LG 스탠바이미’는 무빙스탠드 디자인을 적용해 TV를 원하는 곳으로 옮겨가며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LG 올레드 오브제컬렉션 포제(Pose)는 스탠드형 TV로 집 안 어느 각도에서 바라봐도 깔끔한 인상을 준다.

◆스마트 플랫폼 등 SW 사업 강화

LG전자는 하드웨어에 머무르던 TV 사업을 콘텐츠·서비스 분야로 확대하면서 TV 제조 업체 중 처음으로 독자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webOS를 개발했다. 2020년 20여곳의 업체에 webOS를 공급하며 사업을 시작했는데 현재 300개 이상 TV 제조 업체가 webOS를 선택하고 있다.

장점은 풍부한 콘텐츠다. webOS 내 무료 방송 서비스인 LG채널은 지난해 말 기준 29개국에 총 2900여개 채널을 제공했다. 교육 콘텐츠 구독 서비스 ‘하이브로’, 댄스 강습 플랫폼 ‘원밀리언홈댄스’ 등 소비자 밀착형 콘텐츠도 있다. webOS로 제공되는 애플리케이션(앱) 또한 지난해 말 기준으로 2500개를 넘어섰다.

LG전자는 플랫폼 고도화를 위해 기업 인수 등에 나서고 있다. 2021년 HE사업본부 산하에 webOS 확장 사업실을 신설하고, 미국 광고·콘텐츠 데이터 분석 전문업체 ‘알폰소’를 인수해 콘텐츠 자동 인식(ACR) 솔루션을 확대했다.

LG전자는 올레드 TV의 초고화질을 더욱 빛내줄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매진 중이다.

올해 출시된 LG 올레드 에보(evo)는 영상의 각 장면을 세분화해 밝기를 세밀하게 조절하는 ‘독자 영상처리 기술’과 보다 정밀해진 ‘빛 제어 기술’로 더 밝고 선명한 화면을 보여준다. 인공지능(AI) 화질·음질 엔진인 ‘알파9 프로세서’는 6세대로 한층 더 강화했다. 영상 제작자의 의도까지 분석해 화면 노이즈를 조절하고, 장면 속 얼굴·사물·글씨·배경 등을 인식해 보다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다이내믹 톤 매핑 프로’(Dynamic Tone mapping Pro)는 각 장면을 세분화해 각각의 구역별로 HDR 효과는 물론 밝기까지 세밀하게 조절한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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