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바래지 않은 '가오갤3'의 색채, 마지막까지 따뜻했다[정승민의 정감록]

정승민 기자 2023. 5. 2.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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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마지막 편 선보이는 '가오갤3'
제임스 건 감독, 크리스 프랫, 조 샐다나 등 출연
장면에 숨겨진 '가오갤' 만의 메시지...OST 탁월
오는 3일 개봉...러닝타임 2시간 30분, 쿠키 영상 2개

'정승민의 정감록(鄭監錄)'은 개봉을 앞두거나 새로 공개된 영화, 드라마 등 작품의 간략한 줄거리와 함께 솔직한 리뷰를 담습니다.

(MHN스포츠 정승민 인턴기자) 마음 아픈 로켓의 과거사부터 '가디언즈' 팀의 마지막 여정까지. 시리즈 최종 편으로 막을 내리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색채는 여전히 따뜻했고, 빛바래지 않은 채 선명하게 남았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이하 '가오갤3')는 '가모라'(조 샐다나)를 잃고 슬픔에 빠져 있던 '피터 퀼'(크리스 프랫)이 위기에 처한 은하계와 동료를 지키기 위해 다시 한번 가디언즈 팀과 힘을 모으고, 성공하지 못할 경우 그들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미션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

타노스에 의해 가모라를 잃고 슬픔에 빠진 피터 퀼. 이런 그의 모습도 어느덧 익숙해진 '가디언즈' 팀이지만, 한편으로는 그의 슬픔에 공감했던 걸까? 라디오헤드(Radiohead) 'Creep'을 듣던 로켓(브래들리 쿠퍼)은 괜스레 볼륨을 더 높인다.

그래도 나름 '가디언즈' 팀의 본부인 '노웨어'에서 평화로운 삶을 꾸려가던 중 그들 앞에 웬 황금빛 피부를 가진 남자가 나타나더니 노웨어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는다. '가오갤2' 쿠키 영상에서 처음 등장한 이 남자는 아담 워록(윌 폴터). 강력한 힘을 가진 그에 맞서 '가디언즈' 팀이 나름 대항해보지만 로켓에게 큰 위기가 닥친다.

웬만한 부상은 노웨어에 있는 치료팩으로 해결할 수 있었지만, 로켓은 치료팩을 사용할 수 없는 특별한 상황에 놓인다. 이 상황을 해결하고 로켓을 구하기 위해서는 평소 절대 스스로 이야기하지 않던 그의 과거를 파헤쳐야 했고, 동료이자 친구인 로켓을 구하기 위해 '가디언즈' 팀은 위험한 여정에 나서게 된다. 과연 이들은 로켓의 마음 아픈 과거사를 마주하며 그를 구해낼 수 있을까?

제임스 건 감독은 내한 기자간담회 당시 유독 로켓에 대한 애정을 밝히며 '가오갤3' 서사는 로켓 중심으로 흘러갈 것이라 귀띔한 바 있다. 실제로 3시간 가까운 러닝타임 동안 로켓과 연관되지 않은 서사는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드랙스(데이브 바티스타), 맨티스(폼 클레멘티에프), 네뷸라(카렌 길런) 등 로켓을 제외한 '가디언즈' 멤버들의 비중이 줄었다는 건 아니다. 로켓을 큰 줄기로 한 '가오갤3' 나무는 '가디언즈' 멤버들이라는 굵은 가지를 뻗은 채 우람하게 자랐다.

'가오갤' 시리즈는 아무 생각 없이 보면 웬 사람과 외계인들이 우주에서 서로 싸우는 영화로만 보일 수 있지만, 종지부를 찍는 '가오갤3'에서는 몇몇 메시지를 던졌다.

과연 생명체 중 어느 하나 흠잡을 수 없는 완벽한 게 있을까. '가디언즈' 멤버들도 엄청난 힘, 감정을 읽고 제어하는 능력 등 각자 특출난 부분이 있었지만 허술한 부분 또한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누구도 감히 이들을 쓸모없는 존재라 판단할 수 없다.

특별한 능력보다 남들이 보기에 흠이 될 만한 부분을 신경 쓰고, 스스로를 쓸모없는 존재라 여기며 자책하는 이들에게 '가디언즈' 팀이 따스한 위로를 건넨다. 약점도 그저 특징 중 하나일 뿐이고, 약점보다 강점을 생각하며 스스로를 가치 있는 사람으로 여겨야 한다는 메시지를 '가디언즈' 멤버들의 성장 과정에 담았다.

그리고 러닝타임 내내 로켓에 집착했던 하이 에볼루셔너리(추쿠디 이우지)의 광적인 모습은 '진화를 향한 욕심'에 메시지를 던진다. 완벽한 사회를 만드는 것을 본인의 성스러운 임무로 여기는 그는 모든 생명체를 진화된 존재로 만들기 위해 동물을 상대로 개조 및 생체실험을 하고, 아이들을 가둬놓는다.

평범한 것보다 창의적인 것에 대한 하이 에볼루셔너리의 무한한 욕망은 이름에서도 보이듯 진화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졌고,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가차 없이 파괴하고 제거한다. '4차 산업 혁명 시대'에서 창의성, 효율성만을 쫓으며 수많은 일자리를 없애고, 많은 평범한 사람을 극한의 상황으로 내몰며 관심조차 주지 않는 사회와 닮은 모습이다.

또한 위협적인 무기보다 말 몇 마디가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도 담았다. 비록 이 메시지는 피터 퀼의 능글맞은 장면에 담겼지만, 어쩌면 이 장면보다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방법이 있었을까 싶다.

끝으로 가벼운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제임스 건 감독이 트랙리스트를 정해놓고 갈아엎을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던 OST 선곡은 '기폭제' 역할을 했다. 장면마다 필요한 감정을 OST를 통해 배로 만들 수 있었다.

가장 멋있는 캐릭터가 있었다면 단연 그루트다. 과거 귀엽게 걸어 다니던 모습이 그립긴 하지만, 어느새 듬직하게 자라 위협적인 '병기'가 된 그루트의 활약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피터 퀼과 가모라의 합이 적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애틋함이 크게 드러나진 않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아쉬움마저도 성장한 모습으로 퇴장하는 '가디언즈' 팀이 상쇄한다. 어쩌면 '가오갤3'가 부진을 겪는 마블의 해결사 역할을 할지도 모르겠다.

한편, 12세 이상 관람 등급을 받은 '가오갤3'는 오는 3일 개봉하며 러닝타임 2시간 30분으로 쿠키 영상은 2개다.

[사진=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포스터 및 스틸,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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