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대부분 '부인' 나머지는 '모르쇠'...노림수는?

최민기 2023. 5. 2.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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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송영길 전 대표는 자신을 구속해 달라고 검찰에 촉구하면서도 돈봉투와 관련된 혐의는 사실상 대부분 부인했습니다.

일부 녹음파일이 공개된 사실관계에 대해선 즉답을 피하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다투겠다는 뜻을 밝혔는데요.

송 전 대표가 자진 출석한 의도가 뭔지를 두고도 여러 해석이 나옵니다.

최민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여섯 장 분량이나 준비해온 송영길 전 대표의 입장문은 대부분 윤석열 정부와 검찰에 대한 비판으로 채워졌습니다.

물론, 사과도 했습니다.

[송영길 /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 2년 전 민주당 전당대회 금품수수 논란에 대해 송구스럽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재작년 당 대표로 선출된 전당대회에서 돈봉투 살포에 관여한 혐의는 사실상 대부분 부인했습니다.

제기된 일부 증거인멸 정황에 대해선 방어권을 강조했습니다.

[송영길 /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얘기했던 것처럼 검찰이 수사권이 있다면 저희는 방어권이 있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검찰을 어떻게 믿을 수가 있습니까.]

특히 송 전 대표가 직접 돈봉투를 뿌린 정황이 담긴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의 녹취에 대해선, 강 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후원조직, '먹고사는문제연구소'와 관련해선 회계장부를 분석하면 되는 일이라며 경선자금으로 한 푼도 가져다 쓴 적이 없다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잇따라 공개된 녹음파일 속 돈봉투 살포 정황을 모두 부정하는 것이냔 질문엔, 이렇게 여지를 남겼습니다.

[송영길 /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 후보로서 30분 단위로 전국을 뛰어다닌 상황이었습니다. 제가 모르는 상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검찰이 소환해서 조사할 것이고….]

검찰의 '조사 불가' 방침에도 송 전 대표가 '자진 출석'을 강행한 배경엔 준비한 입장문 내용대로, 검찰 수사의 부당성을 부각하는 의도가 우선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줘, 향후 있을지 모를 구속영장 청구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란 해석도 나옵니다.

[박성배 / 변호사 (YTN 뉴스라이브) : 향후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할 때 다소 부담을 느낄 수 있습니다. 조사를 받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내비치고 실제 출석도 하는 모습이라면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실제 비서 성폭행 혐의로 실형이 확정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경우, 과거 잠적 나흘 만에 자진 출석한 이후,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두 차례 모두 기각되기도 했습니다.

사전 조사나 면담을 통해 검찰이 쥔 패를 미리 탐색하려는 의도도 있었을 거란 해석도 나오는데, 검찰의 거부로 달성되진 못했습니다.

검찰은 송 전 대표의 자진 출석 의도와 무관하게 압수물 분석과 주변 조사에 더 속도를 낸다는 방침입니다.

YTN 최민기입니다.

촬영기자;최성훈

영상편집;문지환

그래픽;이지희

YTN 최민기 (choim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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