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 빈 자리 막은 1020일 만의 세이브, 함덕주 “아프지 않으니까 야구가 신난다”[스경XMVP]
LG 함덕주(28)는 꿋꿋했다. 붙박이 마무리 고우석의 부상 이탈로 세이브 상황에 올랐고, 야수 실책까지 나왔지만 흔들림이 없었다.
함덕주는 2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원정 NC전 9회말에 등판해 무실점 투구로 5-3 팀 승리를 지켰다. 두산 시절이던 2020년 7월16일 이후 1020일 만에 거둔 세이브였다.
함덕주의 세이브는 마냥 순탄하지 않았다. NC 한석현을 상대로 내야 얕은 뜬공을 유도했지만 3루수 실책으로 내보냈고, 후속 천재환에게도 빗맞은 안타를 맞아 1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직전 타석 홈런을 친 윤형준을 5구 만에 삼진 처리했고 박세혁까지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팀의 3연패 사슬을 끊어내면서 신인 투수 박명근의 첫 승(구원승)까지 지키는 귀중한 세이브였다.
함덕주는 경기 후 “LG 와서 세이브 상황에서 뭔가 새로운 역할을 맡으니 약간 더 떨리고, 긴장되면서 오히려 더 좋았던 것 같다”며 “팀도 좀 어려운 상황이었고, 더 집중해서 던지려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1·2루 위기 상황에 대해 “공이 라이트에 들어가면서 어쩔 수 없이 나온 에러였고, 안타를 맞은 것도 제 공이 안좋아서 맞은게 아니었다고 생각했다”면서 “다음 타자에 집중하려 한 게 더 잘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함덕주는 2021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통해 LG로 이적했지만, 부상 여파로 지난 2시즌 동안 제대로 활약하지 못했다. 그러나 부상을 완전히 떨쳐낸 올시즌부터 본래 기량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날까지 16차례 등판해 14이닝 5실점(4자책)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 중이다.
함덕주는 “그동안 좀 아프다 보니까 약간 어둡게 있고 그랬는데, 그런다고 안 아픈게 아니기 때문에 (표정 등을) 밝게 하려고 신경을 많이 썼다”면서 “이제 아프지도 않고 하다보니 더 재밌고 신나게 야구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LG는 전날 고우석이 허리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면서 집단 마무리 체제로 들어갔다. 그 첫 출발을 함덕주가 잘 해냈다. 함덕주는 “(고)우석이가 팀의 기둥처럼 단단하게 버텨주고 있었다”면서 “우석이가 올 때까지, 그 자리를 돌아가면서 잘 막아야겠다고 생각한다. 우석이가 돌아와서 다시 잘 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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