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겨울잠 깬 '100만 달러' 외인곰 로하스... 두산 타선이 꿈틀댄다 [잠실★]

잠실=안호근 기자 2023. 5. 2.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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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잠실=안호근 기자]
두산 로하스가 2일 한화전 5회말 솔로 홈런을 날린 뒤 더그아웃을 바라보며 1루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사진=뉴스1
사령탑을 속 앓이하게 만들었던 100만 달러(13억 원)의 비싼 외국인 타자 호세 로하스(30·두산 베어스)가 개막 후 한 달 만에 완벽히 깨어났다.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까지 복귀를 앞둔 두산에 로하스의 반등은 마지막 퍼즐과도 같은 완전체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 더욱 반갑다.

로하스는 2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경기에 7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 활약하며 3-0 완승을 이끌었다.

여전히 1할대 타율에 허덕이고 있지만 두 경기 연속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라는 기록은 적지 않은 의미를 안겨주는 활약이다.

앞서 이승엽 두산 감독은 로하스의 반등 가능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로하스도 더워지면 좀 나아지겠죠. 좋아져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질문을 개막 후 한 달 가까이 받아왔고 신뢰를 나타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속으로는 고민이 큰 듯 한숨을 쉬며 잡고 있는 방망이를 바닥에 내리 찍으며 멋쩍은 미소를 보인 그였다.

사령탑이 믿음을 보였음에도 이후 2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던 그는 지난달 30일 SSG 랜더스전에서 2루타가 포함된 4타수 2안타를 날렸다. 소중한 타점도 올리며 팀을 4연패에서 구해냈다.

여전히 완전한 반등이라고 믿기는 쉽지 않았다. 이승엽 감독이 이날도 그를 7번 타자에 배치한 이유다. 시즌 초반 중심타선이던 로하스의 타순은 부진과 함께 점점 내려갔다.

홈런을 치고 홈 플레이트를 밟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로하스. /사진=뉴스1
SSG전 멀티히트가 반전의 신호탄이된걸까. 로하스는 팽팽한 0의 균형이 이어지던 5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일을 냈다. 무실점 호투를 펼치던 한화 선발 장민재의 시속 125㎞ 가운데로 몰린 스플리터를 걷어 올렸고 타구는 우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비거리 120m 선제 솔로 홈런이 됐다. 시즌 5호포, 팀 동료 양석환(6호)에 이어 이 부문 2위로 뛰어올랐다.

이승엽 감독은 개막 후 한달 동안 부진에 빠져 있는 외국인 타자에게 변함없는 신뢰를 보였다. "콘택트 능력도 공을 보는 눈도 좋다. 스프레이 히터 스타일"이라며 "잘해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로하스에 대한 질문엔 다소 주저함이 읽히기 시작했다. 믿는 것 밖에는 할 게 없어 더욱 답답함이 커졌다.

1-0 살얼음판 리드 속에 진행되던 7회말에도 다시 한 번 로하스가 나섰다. 한화 3번째 투수 한승주를 상대로 선두 타자로 나서 우중간 안타를 날렸고 이후 대주자 조수행과 교체됐는데 두산은 7회 공격에서만 2점을 더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 후 이승엽 감독은 "타선에서는 로하스의 한방이 결정적이었다. 경기를 치를수록 좋아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누구보다 만족스러운 건 본인이다. 로하스는 "홈런으로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어 기쁘다"며 "첫 타석에서 잘 맞은 타구가 직선타로 잡혔는데 야구라는 게 참 신기한 스포츠다. 잘 맞았는데 잡히기도, 배트가 부러졌을 때 안타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극심한 부진 속에도 견뎌낼 수 있었던 건 고토 코치의 역할이 컸다. 그는 "최근 슬럼프에 빠졌을 때 고토 코치님을 비롯한 타격파트 코칭스태프가 멘탈을 잘 잡아주셨다"며 "타석에서 목적의식을 갖고 스윙하고 있는데 이 점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중"이라고 밝혔다.

팬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그는 "두산 베어스 팬들은 정말 에너지가 넘친다"며 "그 에너지가 그라운드 위 선수들에게 확실히 전달된다. 팬들이 두산 베어스를 계속 자랑스럽게 느끼도록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여전히 살아나야 할 타자들이 많지만 가장 걱정거리였던 로하스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는 건 팀에 시너지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장타력을 갖춘 타자의 반등은 우산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승리로 시작한 두산의 5월에 대한 기대감이 부푸는 이유다.

로하스가 7회말 안타를 친 뒤 더그아웃을 향해 하트를 날리고 있다. /사진=뉴스1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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