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둣국 먹다 어금니 깨졌다” 고소 당한 식당 주인, 2년 만에 ‘무죄’

만둣국에서 나온 돌 때문에 고객 치아를 상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식당 주인이 2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이준구 판사는 지난달 26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음식점 업주 A(64)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6월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자신의 가게에서 만둣국을 먹은 손님 B(50)씨의 어금니를 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같은 달 ‘만둣국 안에 든 돌을 씹어 어금니가 파열됐다’라며 민원을 제기했다. 그는 만둣국을 먹다 뱉은 돌이라며 찍은 사진을 증거로 제출했다.

그러나 A씨는 만둣국에 돌이 섞였다는 사실은 물론, 이로 인해 B씨의 어금니가 깨지는 상해를 입었다는 사실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듬해 4월 검찰은 A씨가 음식점을 운영하며 이물질이 음식에 섞이지 않도록 관리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방기했다며 기소했다.

2년간 해당 사건을 심리한 법원은 A씨가 업무상 주의를 게을리했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주의 의무 위반으로 인해 B씨가 피해를 입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우선 재판부는 B씨가 경찰 수사부터 재판까지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고, 사고 당시 이를 증명하기 위한 사진 등도 보유해 객관성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또한 B씨가 사고 이전인 2012~2014년 치아 사고로 보험금을 수령한 전적이 있지만, 이런 정황만으로 B씨가 거짓말을 하기에는 동기가 부족하다고 봤다.

하지만 사고 이후 두 달여간 다수 치과의원을 찾아 진료 후 소견을 받은 B씨는 1곳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으로부터는 치아 상태가 정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B씨가 방문했던 한 의원은 “이상 소견은 보이지 않고 환자가 주관적인 불편함을 호소하는 상태”라며 “불편함의 재현성이 적고, 의사 판단으로는 불편함이 크지 않다”라고 소견을 내놓았다.

이에 재판부는 “피해자가 방문한 2개 의원 모두 처음에는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은 채 상태를 지켜보자고 했고 결국 피해자는 사건 이후 약 반년이 지난 시점에서야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면서 “이런 점을 종합하면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로 상해를 입었다는 점을 증명하기 어렵다”라고 무죄 선고 취지를 설명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