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챗GPT 사용 금지…보안상 별도 생성형 AI 개발
SK하이닉스·포스코·BOA처럼
사내 PC 통한 접속·활용 제한
대화 과정서 민감 정보 유출 우려
사내 업무 전용 솔루션 마련키로
삼성전자가 사내에서 ‘챗GPT’ 등 외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 포스코 등과 마찬가지로 챗GPT로부터 답을 얻어내려고 데이터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민감한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신 삼성전자는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생성형 AI 개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모바일·가전·영상디스플레이(MX) 부문은 최근 내부 메모를 통해 “5월1일부터 사내 PC를 통한 생성형 AI 사용을 일시적으로 제한한다”고 공지했다. 이와 함께 “사외에서 챗GPT 등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회사와 관련된 정보, 본인 및 타인의 개인정보 등은 입력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는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에서 챗GPT에 사내 정보를 업로드했다가 문제가 된 일에서 발단된 것으로 보인다. DS 부문에서는 지난 3월 직원들이 소프트웨어 소스코드의 오류를 확인하고 회의 내용을 요약하는 등의 업무를 위해 챗GPT에 소스코드, 회의 내용 등을 입력해 문제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챗GPT에 입력된 내용은 외부 서버로 전송돼 회수가 불가능하다. 챗GPT가 학습한 내용이 불특정 다수에게 제공될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임직원들에게 챗GPT 등 생성형 AI에 대한 학습을 독려해왔다. 지난 2월에는 전체 임원을 대상으로 ‘챗GPT의 등장, 생성형 AI가 만드는 미래’를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열었고, 한종희 부회장도 임직원들에게 생성형 AI에 관해 공부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사내 PC를 이용해 챗GPT 등에 접속할 수 있도록 망을 열어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정보 유출 우려가 이어지면서 결국 삼성전자도 생성형 AI 접속 제한 등 대응 조치를 마련키로 했다.
대신 삼성전자는 자사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생성형 AI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이날 MX 부문 공지에도 “임직원들이 보안상 안전한 환경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해 업무 편의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직원들이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번역·문서 요약, 소스코드 개발 지원 등에 최적화한 AI 솔루션 등을 내놓겠다고도 밝혔다.
한편 챗GPT 제작업체인 오픈AI는 최근 챗GPT에 채팅 기록이 저장되지 않는 ‘시크릿 모드’를 새로 도입했다. 시크릿 모드를 활용하면 사용자의 질문 내용은 챗GPT를 학습하는 데 사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주요 정보가 새어 나갈 수 있다는 기업들의 우려는 여전하다. 앞서 SK하이닉스, 포스코,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등 국내외 기업들이 챗GPT 사용을 금지하거나 제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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