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영향으로 주택 건설 부진…KDI “내년 성장률 0.5%P 더 하락”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주택시장 침체로 주택 착공이 줄어들면서 내년 경제성장률이 최대 0.5%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택 수요가 회복되는 시점을 대비해 주택이 제때 공급될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정비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 황세진 경제전망실 전문위원과 정규철 경제전망실장은 2일 ‘금리 인상의 주택 건설에 대한 영향과 전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1%포인트 추가로 오르는 경우 주택가격 상승률이 4%포인트 정도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상승 시 주택 착공 증가율은 7%포인트 떨어졌다. 기준금리 인상이 주택가격을 낮추고 이에 따라 주택 착공도 줄인다는 것이다.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며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늦춰질 경우 올해 국내 주택 건설은 5.8%, 내년에는 9.2%까지 감소할 것으로 연구진은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주택 건설 위축은 경제성장률 하방요인으로 작용해 올해 성장률을 0.3%포인트, 내년 0.4∼0.5%포인트 각각 낮출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또 최근의 금리 인상은 경기를 둔화시키면서 물가 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해 수행되고 있으므로 주택 경기의 하락은 그 과정의 일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일부 신용경색이 발생하며 건설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으나 금융시스템 위기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상황이 아니라면 정책적 대응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다만 주택 건설이 상당 기간 위축되면서 주택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는 점은 문제로 지목했다. 주택 공급이 수요 변화에 탄력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개선하는 노력은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건설비용 상승으로 건설사와 정비사업 조합 간 갈등이 빈번해지면서 공사 지연이 발생하고 있으므로 공사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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