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월 7만원 대중교통 무제한 티켓… 사용 개시 첫날 300만장 팔려
고속철 빼고 “무제한 가능”
한 달 49유로(약 7만원)에 독일 전국의 근거리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 가능한 ‘도이칠란트 티켓’이 1일(현지 시각) 사용 개시 첫날부터 구매자가 폭주하면서 티켓 판매 웹사이트가 마비되는 사태를 겪었다. 이 티켓은 고속 열차(ICE)와 도시 간 특급(IC)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내 교통 및 광역 전철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어 판매가 확정된 지난달 초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도이칠란트 티켓을 발행·운영하는 독일 교통회사연합(VDV)에 따르면 이미 300만명이 이 티켓을 구매해 사용을 시작했다. 이 중 75만명은 기존 대중교통 정기권을 사용하지 않았던 사람으로 분석됐다. 약 25%의 티켓 구매자가 새로 유입되면서 대중교통 이용이 더 늘어나게 된 셈이다. VDV는 “기존에 주(州)별로 발행되던 월 정기권을 사용자 1130만명이 도이칠란트 티켓으로 갈아타고, 추가로 560만명의 신규 고객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도이칠란트 티켓은 각 주 내에서만 사용 가능했던 기존 대중교통 정액권(평균 72유로)과 비교해 30% 이상 저렴하다. 여기에 티켓 한 장으로 전국 어디서나 쓸 수 있어 이미 돌풍이 예고됐다. 이날 티켓 사용이 시작되자 뒤늦게 티켓을 구하려는 구매자가 몰려들었고, 이로 인해 판매를 담당한 독일 철도(DB) 웹사이트가 오전 10시부터 마비됐다. 베를린과 뮌헨 등 주요 도시의 대중교통 승차권 판매 창구에는 인터넷 사용이 익숙지 못해 직접 대면으로 도이칠란트 티켓을 사려는 중·장년층이 긴 줄을 서기도 했다.
도이칠란트 티켓은 독일 정부가 지난해 6~8월 석 달간 인플레이션 대응 및 생활비 지원 차원에서 팔았던 ‘9유로(약 1만3000원) 티켓’의 후속이다. 9유로 티켓은 독일 인구 8320만명의 63%에 해당하는 5200만장이 팔리는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특히 지역을 잇는 광역 전철과 버스 등을 번갈아 타면 티켓 하나로 독일 전국 방방곡곡을 누빌 수 있어 젊은이들의 배낭여행 필수품으로 각광받았다. 독일 연방 정부와 주정부는 도이칠란트 티켓 사용으로 인한 운수 업체들의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2025년까지 매년 15억 유로(2조2120억원)의 예산을 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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