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보단 박광온…대통령실 ‘이재명 패싱’ 이유는?[이런정치]
민주 "사적 감정에 공사 구분 못하는 대통령"
대통령실 "이재명보단 박광온이 덜 부담"
박광온 "대통령과 야당 대표 만나야"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역대 대통령들은 한미 정상회담 후 귀국해서 여야 지도부를 상대로 회담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해왔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달 30일 미국에서 돌아와 취임 후 처음으로 야당 지도부를 만나는 자리를 마련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대통령실을 통해서도 여야 지도부 회동에 긍정적이라는 입장을 공개하면서다. 다만 상대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아닌 박광온 원내대표라는 점이 논란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이 여야 합의가 된다면 윤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회동도 가능하다고 밝힌 것을 두고 ‘이재명 패싱’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제1 야당 원내대표도 새로 뽑히고 해서 여야 원내대표 간 여러 회동이 있을 수 있다”며 “여야 원내대표들 간에 합의가 된다면 (윤 대통령과의 만남을) 대통령실로서야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윤 대통령이 야권과의 회동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이 사적인 감정 때문에 제1 야당 대표와의 소통에 선을 긋고 있다는 것이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윤 대통령이 공과 사를 구분하지 않는 거 같다”며 “한미 정상회담 후 대통령이 야당 대표에게 외교성과를 설명하는 것은 사실상 관례인데 사적인 감정으로 이 대표와의 만남을 꺼리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 윤 대통령이 야당 지도부와 공식 회동한 적은 없다. 작년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대표가 선출된 뒤 이 대표가 수차례 영수 회담을 요청했지만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가 검찰 수사를 받는 피의자라는 이유로 회동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아직 공식적으로 민주당 측에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제안을 한 상태는 아니다. 민주당은 공식적인 제안을 받으면 그 때 당 차원에서 회동 참석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당 대표도 아직 대통령과 회동을 하지 않았는데 원내대표가 먼저 회동을 한다는 점이 상식적이지 않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원내대표 회동은) 원내대표단에서 독자적으로 결정할 문제는 아니고 당 내부에서 당 지도부와 논의해야될 사안”이라며 “이제까지 당 대표의 회답이라든지 기타 논의가 없이 원내대표단이 먼저 논의한 사례는 없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례적인 제안이고 기존 관례나 상식 측면에서 볼 때 적절하지 않은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이 박 원내대표와의 회동에 긍정적이라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배경에는 정치적 계산이 깔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지지율이 30% 대에서 지지부진한 윤 대통령이 이 대표가 원하는 회동에 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제1 야당 대표와의 소통에 대통령 스스로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모양새도 정치적으로는 부담이다. 이에 대통령실은 이 대표와의 회동을 거부하는 대신 대안을 찾아왔다고, 최근 명분을 찾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28일 민주당이 박광온 의원을 신임 원내대표로 시점에 맞춰 윤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간 회동을 추진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이재명 대표와 만나는 거에 대해서는 덜 부담스러운 쪽부터 하는 게 좋지 않겠나”라며 “그래서 원내대표단 회동 이아기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윤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성사될 지는 미지수다. 이날 국회에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예방을 받은 박 원내대표는 사실상 윤 대통령과 이 대표와의 회동이 우선 성사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박 원내대표는 “1주일 뒤면 (윤 대통령)취임 1주년이다. 축하드린다”며 “아울러 1년 동안 야당 대표와 회동이 없었다는 것이 저희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야당 대표와의 회동이 대화정치 복원의 첫 출발이 될 수 있게 각별히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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